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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거래 늘어나니...은행 가계대출 올해 처음 증가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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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서울 강북구, 도봉구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지난 9일 서울 강북구, 도봉구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고금리 여파에 침체했던 부동산 시장이 다소 살아나면서 가계대출이 꿈틀대고 있다. 은행 가계대출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증가했고, 제2금융권까지 포함한 전금융권 가계대출도 지난해 8월 이후 8개월 만에 소폭 반등했다.

11일 금융위원회ㆍ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은 1052조3000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2조3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만에 증가 전환인 데다 2021년 11월(2조9000억원) 이후 1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우선 주택 매매 관련 대출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은행 가계대출 중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803조6000억원으로 한달새 2조8000억원 늘었다. 전셋값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세대출(-1조7000억원)은 6개월째 줄었지만 특례보금자리론과 같은 정책모기지(4조7000억원)와 일반주담대(3000억원)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 1월 1만9000호에서 2월 3만1000호, 3월 3만5000호로 뛰었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거래가 발생한 후 가계대출 수요까지 통상 2~3개월의 시차가 발생하는데 2월에 늘어난 주택거래가 4월 주담대 수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3월 주택거래량을 보면 5월에도 주담대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전세거래량이 소폭 늘면서 전세대출 감소세도 둔화했다. 2월 아파트 전세거래량은 6만호 정도로 1월(4만8000호)보다 늘었다. 그 결과 4월 전세대출 감소 폭(-1조7000억원)은 지난 2월(-2조5000억원)이나 3월(-2조3000억원)보다 줄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5000억원 줄어 지난달(-2조3000억원)보다 감소 폭이 크게 축소됐다. 연초에는 명절 상여금 등으로 이자가 높은 신용대출부터 갚았지만 4월 들어 여유자금이 부족해지자 빚 상환이 줄어든 영향이다. 또 신용대출을 받아 주식에 투자하는 ‘개미’들이 최근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월 개인 주식거래금액(순매수 기준)은 2조1000억원으로 3월(1조6000억원)보다 늘었다. 지난 1월(-5조8000억원)에 비하면 증가 폭이 훨씬 크다.

한편 제2금융권을 포함한 전금융권 가계대출도 4월 말 기준 2000억원 늘었다. 2022년 8월 이후 8개월 만에 증가 전환이다. 신협ㆍ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2조6000억원)을 중심으로 2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2000억원 줄었지만 은행 가계대출이 더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2금융권 주담대는 1조원 줄었지만 한달 전(-1조3000억원)보다는 감소 폭이 축소됐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감소 폭(-1조2000억원)도 3월(-3조7000억원)보다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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