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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옆 골프장 조명 허가한 항공청…조종사 엉터리 조사 들통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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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항공청이 조작한 검사 결과를 확인하지 못하고 인천공항 활주로 바로 앞에 골프장 야간 조명 사용 허가를 내준 것이 감사원 감사 결과로 드러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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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감사원이 공개한 공항 안전관리실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A 골프장은 지난 2021년 인천공항 활주로 근처에 신설 허가를 받으면서 야간 조명 사용에 필요한 안전 검사 대신 엉뚱한 검사를 받아 서울지방항공청에 신청서를 냈다.

또 이 골프장은 항공기 조종사 129명을 상대로 야간 조명이 비행에 방해되는지를 물었더니 3명을 제외한 대부분이 괜찮다고 답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제출했는데, 확인 결과 조사 자체가 조작됐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129명 가운데 12명은 아예 없는 사람이었다. 88명은 야간 조명을 본 경험이 없었다. 감사원이 직접 조사한 50명 가운데 29명은 명의가 도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종사들이 설문조사 결과에 문제를 제기했는데도, 서울지방항공청은 추가 조사를 하지 않은 채 허가를 내줬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서울지방항공청 담당자는 어떤 검사를 받았는지는 확인하지 않았고, 크게 문제없을 거로 봤다고 감사원에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전문 조사 기관을 통해 허가에 필요한 검사를 다시 맡겼다. 그 결과 불빛이 조종사에게 눈부심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항공 안전에 대한 골프장 야간 조명의 위해성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준공 허가를 내주는 등 특혜를 제공한 관련자 3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다. 또 골프장의 야간 운영을 중지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서울지방항공청에 통보했다.

한편 제주공항의 접근관제구역과 군 작전구역이 겹치는 것으로 인한 안전 문제를 지적하며 국토부와 국방부에 협의할 것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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