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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란의 파티' 즐긴 핀란드 총리, 총선 지고 19년 사랑도 종지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때 세계 최연소 총리로 주목받았던 산나 마린(37) 핀란드 총리가 10일(현지시간) 전격 이혼을 발표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남편과 공동으로 이혼 서류를 접수했다"며 "함께한 19년과 사랑하는 딸에게 감사하다. 남편과 나는 가장 친한 친구로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이외에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며 사생활을 존중해달라고 밝혔다. 두 사람의 이혼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마린 총리는 2019년 당시 세계 최연소인 33세에 총리직에 오른 뒤 이듬해 8월 결혼해 화제를 모았다.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그의 남편은 전직 프로 축구 선수인 사업가 마르쿠스 라이코넨이다. 두 사람 사이엔 5살 난 딸이 한 명있다.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18세에 처음 만나 16년간의 연애 끝에 결혼했다. 이런 마린 총리를 향해 당시 '일과 사랑을 모두 잡았다'는 찬사가 쏟아졌지만,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은 약 3년 만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2020년 8월 산나 마린 총리의 결혼 당시 모습. 그는 결혼 약 3년 만인 10일(현지시간) 이혼을 발표했다. EPA=연합뉴스

2020년 8월 산나 마린 총리의 결혼 당시 모습. 그는 결혼 약 3년 만인 10일(현지시간) 이혼을 발표했다. EPA=연합뉴스

마린 총리는 총선에서 패배해 퇴임을 앞두고 있기도 하다. 지난달 치러진 핀란드 총선에선 중도우파 성향의 국민연합당이 마린 총리가 이끈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사회민주당은 극우성향의 핀란드인당에도 근소한 차이로 밀려 3위에 그쳤다.

다만 CNN은 "핀란드 유권자들이 새 정부를 선택하긴 했지만, 마린 총리는 여전히 전 세계에서 진보적인 밀레니얼 세대 지도자의 롤모델로 꼽히고 있다"고 평했다.

마린 총리는 재임 시절 코로나19 팬데믹에 적절하게 대처하고,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경제성장률 둔화, 물가 상승 등으로 경제·재정 정책 측면에서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엔 지인들과 격렬하게 춤을 추는 영상이 유출돼 '파티 스캔들'에 휩싸였다. 당시 이 영상에선 마약을 뜻하는 은어가 들렸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마린 총리는 자진해 받은 마약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또 핀란드의 한 가수 등과 친밀하게 춤을 추는 모습으로 불륜설이 제기됐으나 마린 총리를 포함해 당사자들은 부인했다. 그는 당시 "나도 사람이며 가끔 재미를 원한다"고 호소해 정치인의 사생활 존중 범주에 대한 논쟁을 촉발시키기도 했다. 2021년 마린 총리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후 클럽에서 새벽까지 머물러 비판받기도 했다.

다만 데일리메일은 "이런 사생활 논란이 마린 총리의 이혼과 관련이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전했다.

마린 총리는 만 20세에 정계 입문한 뒤 시의회 의장, 국회의원, 교통부 장관 등을 두루 거치며 승승장구했다. 그는 어려운 가정 환경을 딛고 성공한 스토리로도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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