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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 월급, 男 '절반'인 6만불 도시…공공기관 '신분'도 남녀 격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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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삼산동 야경. 중앙포토

울산 삼산동 야경. 중앙포토

울산 남구 한 여행업체에서 10년째 근무 중인 40대 여성 A씨는 월급날에도 기분이 그리 좋지 않다. 비슷한 연차인 남성 동료 월급과 비교돼서다. A씨는 "같은 연차여도 남성이 여성 직원보다 15~20% 더 받는다"며 "업무량에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지만, 월급 격차는 너무 커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전국 7대 특·광역시 중 가장 큰 폭
대기업 관련 하청 기업이 집중적으로 모여 있는 ‘6만불 도시’ 울산지역 여성 근로자 평균 월급이 남성 근로자의 절반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임금 격차는 서울을 포함한 전국 7대 특·광역시 가운데 가장 크다.

11일 울산 복지가족진흥사회서비스원이 최근 내놓은 『울산시 공공기관, 남녀가 평등한 임금을 받고 있는가』보고서에 따르면 울산 여성 근로자 월급은 남성 근로자의 56.9%로 전국 평균인 62.0%보다 5.1%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울산 다음으로는 인천(62.6%)·대전(64.7%)·광주(64.9%)·부산(65.2%)·대구(65.3%)·서울(69.4%) 순이었다. 사회서비스원 측은 "통계청이 내놓은 2021 하반기 지역별고용조사 원자료와 지난해 울산여성가족개발원, 한국여성개발원 등 정책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라고 전했다.

정보통신업 월급 격차가 가장 커
업종별로도 차이가 있었다. 정보통신업 여성 근로자 월급이 남성의 50.6%로 가장 적었다. 정보통신업 남성 월급은 평균 336만원, 여성은 170만1000원으로 조사됐다. 제조업(56.9%)과 금융·보험업(60.7%), 전문 과학 기술 서비스업(62.9%)이 그 뒤를 이었다. 남녀 월급 차이가 가장 적은 업종은 사업시설 관리·지원, 임대 서비스업으로 여성이 받는 월급이 남성대비 74.6%로 나타났다.

공공기관 월급 차이도 존재했다. 울산지역 공공기관 여성 월급은 남성의 75.5% 수준이었다. 이와함께 공공기관 '신분'에서도 남녀 격차가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정규직은 여성 30.8%, 남성 69.2%, 무기계약직은 여성 47.8%, 남성 52.2%로 여성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일반계약직도 여성 58.7%, 남성 41.3%로 격차가 있었다. 특히 최근 3년간 중간관리자급 이상에서 여성 승진은 전무했다. 이 기간 남성 승진율은 근무 연차에 따라 33.3%∼41.4% 승진자 있었는데, 여성은 0%였다.

울산 속유화학공단 야간 전경. 중앙포토

울산 속유화학공단 야간 전경. 중앙포토

"생산성 평가 낮아져서"
이에 대해 울산 사회서비스원 측은 “육아휴직이나 가족돌봄 휴직을 근속 연수로 인정해 연봉 확정시 반영하고 있지만, 여성이 육아휴직 등 (아이의) 주돌봄자로 간주하면서 능력과 관계없이 생산성 평가가 낮아져 승진 불이익과 낮은 성과평가 등 결과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보고서에서 권안나 연구원은 "성별 임금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울산형 성평등 노동환경 지침'을 마련하고, 육아휴직 등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고, 이와 관련해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규정 자체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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