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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라덕연·투자자모집책 체포…주가폭락 피해 66명은 라씨 고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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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라덕연

라덕연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發) 주가폭락 사태를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 합수1팀(팀장 이승학),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합동수사팀이 9일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라덕연(42·사진) R투자자문사 대표와 투자자 모집책으로 꼽히는 변모(40)씨, 전직 프로골퍼 출신 안모(33)씨를 체포했다.

이들의 혐의는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 및 무등록 투자일임업과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등이다. 수사팀은 이들이 투자자들로부터 신분증을 받아 개통한 휴대전화를 이용해 통정매매를 하며 인위적으로 주가를 띄우는 등 시세를 조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수사팀은 투자자 몫의 수익금 절반을 수수료로 받아 챙기면서 S골프연습장·N갤러리·R방송제작사 등 20여 개 법인 명의로 송금토록 해 범죄수익을 숨기는 한편, 세금을 회피한 혐의(조세포탈)도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수사팀은 그동안 라씨와 그의 측근들에 대한 계좌영장을 발부받아 자금흐름을 추적해 왔다. 또 라씨 일당이 주식 거래 등에 사용한 휴대전화 200여 대를 확보해 통신내역 일체를 분석하고 있다. 지난 주말부터는 고액 투자자들과 과거 라씨가 대표를 지내고 현재 변씨가 대표로 있는 H투자자문사 직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라씨 측은 전날까지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이 공매도 세력과 공모해 자사 주식을 대량 매도해 주가폭락을 유발했다고 주장하며 책임을 떠넘겨 왔다. 그러나 수사팀은 라씨 측의 혐의가 어느 정도 소명된다고 보고 이날 신병을 확보했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범행을 주도한 핵심 인물로서 중한 처벌이 예상되고, 지금까지 조사된 사정을 종합하면 정상적으로 출석을 요구할 경우 불응하거나 도주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수사팀은 이르면 11일 라씨와 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한편, 주가폭락 사태 피해자 66명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대건은 이날 서울남부지검에 라씨와 변씨, 안씨 등 관련자 6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업무상배임,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공형진 변호사는 “선량한 투자자들의 자금을 주가조작에 이용한 것 자체가 폰지사기의 측면이 있다”며 “수사를 통해 책임 소재가 가려질 때까지 금융당국은 증권사의 채권 추심을 유예해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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