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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으로 이탈한 두산 에이스 곽빈, "잘 던지고 싶었는데…"

중앙일보

입력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곽빈(24)이 전열을 이탈했다. 이달 첫 등판에서 부상을 떠안았다.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던 두산 마운드에 큰 타격이다.

SNS로 자신의 심경을 털어 놓은 곽빈. 사진 곽빈 인스타그램

SNS로 자신의 심경을 털어 놓은 곽빈. 사진 곽빈 인스타그램

곽빈은 지난 7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했다가 허리 통증을 느껴 조기 강판했다. 2회 1사 1·3루에서 문성주에게 볼넷을 내준 뒤 스스로 벤치에 교체 사인을 보냈다. 다음날인 8일 정형외과에서 정밀 검진한 결과 '허리 염좌' 진단을 받았다. 두산은 이날 저녁 곽빈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면서 "향후 회복 상태를 보고 복귀 스케줄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두산도, 이승엽 감독도, 곽빈도 모두 한숨이 커졌다.

곽빈에게 올 시즌은 '비상(飛上)'의 해였다. 첫 달부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4월 한 달 간 5경기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0.88, 피안타율 0.163으로 '난공불락'에 가까웠다. 개막 첫 등판부터 7이닝 10탈삼진 무실점으로 기세를 올렸고, 5경기 모두 5이닝 이상 소화하며 제 몫을 했다. 지난달 마지막 경기였던 30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는 6이닝 7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4연패를 끊기도 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당시 "곽빈이 부담스러운 상황을 딛고 정말 훌륭한 피칭을 했다"며 기뻐했다.

지난 7일 등판을 앞두고도 그랬다. 이 감독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곽빈이 국내 에이스로서, 또 선발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투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믿음을 표현했다. 그러나 문제는 곽빈의 몸 상태였다. 한 차례 조짐이 보였던 허리 근육이 또 말썽을 일으켰다.

곽빈은 지난달 중순에도 허리 근육통으로 등판 시기를 한 차례 조정했다. 당시엔 그리 심각한 부상이 아니었다. 며칠 더 휴식하자 금세 회복됐다. 곽빈은 9일 만에 마운드에 올라 다시 쌩쌩하게 공을 던졌다. 이번엔 달랐다. 경기 초반부터 허리를 삐끗했고, 안타 4개와 볼넷 3개를 내주며 6실점했다. 0점대였던 평균자책점도 2.53까지 치솟았다. 결국 스스로 백기를 들었다.

허리 염좌로 이탈하게 된 두산 곽빈. 연합뉴스

허리 염좌로 이탈하게 된 두산 곽빈. 연합뉴스

가장 힘들었던 건 곽빈 본인이다. 그는 2018년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특급 유망주다. 2017년 청소년 야구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하며 '동급 최강' 투수로 인정 받았다. 입단 1년 만에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아 2년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지만, 2021년 돌아와 차근차근 주축 투수로 자리를 잡아갔다. 지난 시즌에는 풀타임 선발투수로 활약하며 경험도 쌓았다. 특히 후반기 11경기에선 5승 2패, 평균자책점 2.98로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그 결과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발탁되기도 했다.

프로 6년 차인 올해는 드디어 '두산 에이스'라는 왕좌에 오르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다시 한 번 원치 않은 쉼표를 찍고 숨을 고르게 됐다. 곽빈은 이런 자신의 심정을 8일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린 사진 한 장으로 표현했다. 훈련 도중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고 앉아 기도하는 모습이다.

그는 이 사진과 함께 올린 글에서 "많은 관중 앞에서 나도 정말 잘 던지고 싶은 욕심이 컸고, 팀 연패를 모두 함께 끊고 싶은 마음이었다. 많은 관중 앞에서 이런 모습을 보여 죄송하다. 빨리 회복 후 팀에 많은 도움이 되겠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또 실망했을 팬들을 향해 "우리 팀 모두가 열심히 하고 있다. 응원 부탁드리고,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제 곽빈은 재도약을 위한 재정비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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