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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봤더니…메타버스는 게임·NFT와 천생연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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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크래프톤과 네이버제트가 개발 중인 메타버스 플랫폼 ‘미글루’의 모습. [사진 각 사]

크래프톤과 네이버제트가 개발 중인 메타버스 플랫폼 ‘미글루’의 모습. [사진 각 사]

한풀 꺾였던 메타버스 열풍이 게임업계를 중심으로 부활을 노리고 있다. 게임 회사들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메타버스 플랫폼 운영사들은 게임을 ‘킬러 콘텐트’로 확보해 다시 플랫폼을 활성화하려는 시도다.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 침체로 함께 움츠러든 NFT(대체불가능토큰)도 게임과 결합해 재기를 노리는 모습도 보인다.

크래프톤은 네이버의 손자회사 네이버제트와 합작법인 ‘미글루 코퍼레이션(가칭)’을 미국에 설립할 예정이라고 지난달 17일 공시했다. 이 미국 법인은 올해 하반기 메타버스 플랫폼 ‘미글루’를 출시할 예정이다. 미글루는 이용자가 메타버스 환경에서 아바타용 의상, 도구 등을 NFT로 만들어 사고 팔 수 있는 C2E(Create to Earn, 창작으로 돈 버는 방식) 플랫폼이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본업인 게임 이외에도 가능성이 있는 다양한 사업분야를 발굴하고 확장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넷마블도 지난달 19일 메타버스 게임인 ‘모두의마블2: 메타월드’를 해외 시장에 출시했다. 게임 내 가상 공간에서 NFT로 발행된 가상의 부동산을 NFT 거래소를 통해 사고 파는 ‘P2E(Play to Earn·게임해서 돈 버는 방식)’ 게임이다. 이용자가 직접 매입한 부지에 건물을 올리고 꾸며 가치를 높인 뒤, 이를 판매해 차익을 남길 수 있다. 넷마블 관계자는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기술이라는 트렌드에 발맞춰 다양한 사업모델을 발굴하기 위한 시도”라고 소개했다.

메타버스는 온라인에 가상 세계를 만들고 운영한다는 점에서 게임과 기술적으로 유사하다. 에픽게임즈는 게임 기술을 메타버스에 적용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2018년 출시된 3인칭 슈팅게임 포트나이트는 2년 후인 2020년 코로나19 확산기에 거대한 메타버스 플랫폼이 됐다. 미 유명 가수 트래비스 스콧이 플랫폼에서 개최한 콘서트에 이용자 1230만명이 몰렸다.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 언리얼 에디터’의 모습. [사진 각 사]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 언리얼 에디터’의 모습. [사진 각 사]

에픽게임즈는 최근엔 이용자 참여를 확대하고, 플랫폼에 콘텐트 재생산 구조를 만드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이용자들이 포트나이트 플랫폼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 콘텐트를 직접 만들 수 있도록 창작 도구 ‘포트나이트 언리얼 에디터(UEFN)’를 지난 3월 공개했다. 게임 이용자를 게임 창작자로 육성해 메타버스 생태계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매달 게임 아이템 판매 수익의 40%를 UEFN 콘텐트 창작자들에게 분배하겠다고 밝혔다.

플랫폼이 되려면 이용자와 이들을 끌어올 콘텐트가 필수다. 최근 2~3년 새 생긴 메타버스 플랫폼 중 살아남은 곳들은 게임을 통해 이용자 유입을 노린다. NFT 작품 전시회를 주로 하던 메타버스 플랫폼 스페이셜은 지난해 말 3D 게임제작 도구(엔진)인 ‘유니티’를 플랫폼에 도입했다.

플랫폼과 콘텐트, 혼자서 다 하기 어렵다면 프로끼리 손을 잡기도 한다. 크래프톤과 네이버제트의 합작이 그런 사례다. 크래프톤은 글로벌 1억5000명이 즐긴 1인칭 슈팅 게임 ‘배틀 그라운드’ 개발사, 네이버제트는 누적 4억명이 가입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운영사다. 미글루에선 각자의 장점을 살려 크래프톤이 가상 환경 개발과 서버 운영 등 기술을 맡고, 네이버제트는 제페토에서 쌓은 플랫폼 운영 노하우를 미글루에 심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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