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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하이엔드] 게르하르트 리히터에서 신타 탄트라까지, 격이 다른 아트 컬렉션 가득...설해원(雪海園)③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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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설해원 아트 프로젝트 대표작인 신타 탄트라의 'Pink Moon Rising'. 사진 설해원

설해원 아트 프로젝트 대표작인 신타 탄트라의 'Pink Moon Rising'. 사진 설해원

설해원은 품격이 있다. 리조트를 걷고 있으면 곳곳에서 걸출한 예술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데, 이 작품들은 대자연이 만드는 천혜의 풍광, 건축물의 수려함과 함께 설해원의 품격을 완성시킨다. 많은 작품 중에서도 가장 주목해야할 것은 세계적인 아티스트 신타 탄트라(Sinta Tantra)의 작품이다. 인도네시아계 영국 아티스트 신타 탄트라는 대규모 공공미술품과 기하학적 그림으로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작가. 그는 2021년 설해원을 직접 찾아와 신작 벽화 ‘떠오르는 핑크문(Pink Moon Rising)’과 동명의 회화 6점을 ‘설해원 아트 프로젝트’로 선보였다.

유럽 최고의 미술학교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영국 왕립 예술원(Royal Academy of Arts)에서 수학한 신타 탄트라는 바우하우스, 모더니즘 등에서 영감을 얻어 원⬝다각형 등 기하학적 형태를 모티프 삼아 작업한다. 작은 캔버스 페인팅부터 거대한 공공예술 작품까지 다양한 스케일로 보여주는 그의 작업은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아 마이클 모저 어워드(2005), 도이치 뱅크 어워드(2006), 영국왕립학술원 상(2012) 등 유명 미술상을 두루 수상했다. 2012년엔 런던 올림픽을 기념해 진행된 카나리 워프 다리의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가장 어린 나이의 작가로 초대돼 다리 측면을 장식한 300m 높이 벽화를 선보이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자신의 작품 앞에 선 신타 탄트라와 루카스 코르나키. 두 작가는 직접 설해원에 와 머물며 작품을 설치했다. 사진 설해원

자신의 작품 앞에 선 신타 탄트라와 루카스 코르나키. 두 작가는 직접 설해원에 와 머물며 작품을 설치했다. 사진 설해원

신타 탄트라의 드로잉 작품. 사진 설해원

신타 탄트라의 드로잉 작품. 사진 설해원

‘떠오르는 핑크 문’은 설악산과 해⬝달⬝별 등 산을 둘러싼 우주의 모든 요소를 모티프로 한 미래지향적인 패턴 벽화와 드로잉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신타 탄트라는 ‘벽이라는 공간이 사람과 자연 사이를 가로막는 것이 아니라 휴식과 쉼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설해원의 철학에 공감했고, 신작 벽화와 그 맞은 편에 같은 주제의 드로잉 6점을 배치해 두 작품이 서로 바라보는 구조를 만들어냈다. 프로젝트를 기획한 숨 프로젝트의 이지윤 대표는 “떠오르는 핑크 문은 설악산, 동해바다 그리고 이를 아우르는 정원이라는 의미를 담아 상상으로 만든 추상 풍경화”라며 “특히 벽화에 있는 금박 소재의 ‘해’ 이미지는 핑크 문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사용한 금박은 폴란드 출신의 금박 예술 장인 루카스 코르나키가 직접 제작과 설치를 맡았다.

올라퍼 엘리아슨의 ‘Meteorological Rainbow circles’. 박종근 기자

올라퍼 엘리아슨의 ‘Meteorological Rainbow circles’. 박종근 기자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iblan'. 사진 설해원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iblan'. 사진 설해원

현대미술의 거장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와 세계적 명성의 설치 미술가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의 작품은 설해원 아트 컬렉션의 백미다. 독일 역사에 대한 끊임없는 사고와 철학을 작업의 중심 주제로 삼아온 독일 화가 게르하르트 리히터는 사진에서 파생된 회화 기법으로 구상과 추상, 사진과 회화, 고전과 반 고전의 영역을 넘나들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보여준다. 특히 설해원이 소장한 2009년작 ‘Iblan’은 4점으로 구성된 리히터의 태피스트리 시리즈 중 하나로, 시카고 현대미술관 프란체스코 보나미 수석큐레이터는 이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 “마치 쇤베르크 4중주단의 우아함과 같았다”고 평한 바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개인전을 열었던 올라퍼 엘리아슨의 ‘Meteorological Rainbow circles’는 가시광선의 스펙트럼을 7개의 타원형 거울 디스크로 표현한 설치 작품이다. 엘리아슨은 빛, 공기, 물 등 자연에서 영감 받은 유사-과학적인 작업들을 통해 국제 무대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작품은 움직임에 따라 색이 수평으로 또 수직으로 달라지는 색의 시퀀스를 보여주는데, 그가 집중해왔던 색채 이론, 수학, 우주과학 등에 대한 탐구를 담고 있다.

이수경 작가의 '구슬할망'. 박종근 기자

이수경 작가의 '구슬할망'. 박종근 기자

최영욱 작가의 'Karma'. 박종근 기자

최영욱 작가의 'Karma'. 박종근 기자

'고흐 라운지'에 전시된 김동유 작가의 '빈센트 반 고흐'. 박종근 기자

'고흐 라운지'에 전시된 김동유 작가의 '빈센트 반 고흐'. 박종근 기자

클럽하우스 로비에서 볼 수 있는 이수경 작가의 ‘구슬할망(2021)’ 또한 꼭 챙겨봐야 할 작품. 깨지고 버려진 도자기 파편들을 모아 붙여 새로운 형태의 도자기로 만들어낸 작업 ‘번역된 도자기’ 시리즈로 예술을 통한 치유의 메시지를 전했던 이수경이 제주 토착 설화에서 영감을 받아 해녀, 포도, 뱀신을 모티프로 부와 풍요의 수호신 구슬할망을 아름답게 재창조했다. 이외에도 오순경의 ‘상아탑’, 이우환의 ‘Correspondence’ 시리즈, 이상권의 ‘나를 보다’, 김동유의 ‘빈센트 반 고흐', 최영욱의 ‘Karma’ 등 회화 사진 작품과 이강효의 ‘분청 수레문 호’와 데이비드 알트메이드의 ‘Le Saut’, 이재호의 ‘0121-1110=110029’ 등의 조형 작업은 설해원에서 꼭 챙겨 봐야할 작품들이다.

토마스 헤더윅 뮤지엄. 사진 설해원

토마스 헤더윅 뮤지엄. 사진 설해원

사실 설해원에서 더 기대되는 작품이 있다. 세계적 건축가 토마스 헤더윅이 설계한 설해원 중심부 ‘더 코어’에 들어설 아트&컬처 뮤지엄 ‘토마스 헤더윅 뮤지엄’이다.’ 헤더윅은 2021년 런던올림픽 성화대, 2010년 상하이 엑스포의 영국 파빌리온, 미국 구글 신사옥 등을 만든 설명이 필요 없는 건축가. 그의 이름을 단 뮤지엄엔 설해원의 안목으로 선별한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작품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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