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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 가기엔 아까워" 불합격도 즐긴다…美 '낙방 파티' 화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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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대학 불합격 통지서를 파쇄기에 넣고 있는 모습. 사진 NBC4 뉴스 캡처

미국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대학 불합격 통지서를 파쇄기에 넣고 있는 모습. 사진 NBC4 뉴스 캡처

미국의 한 고등학교에서 대학 입시에 불합격한 학생들을 위해 '낙방 파티'를 열어 눈길을 끌고 있다고 5일(현지시각) NBC4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다운타운 마그넷 고등학교는 지난달 중순 '낙방 파티'(Rejection Party)를 열었다.

'낙방 파티'는 대학 불합격 사실을 공개하고 입시 실패로 좌절하지 않도록 서로 격려하는 자리다.

이 파티에서 학생들은 불합격 통지서를 친구들 앞에서 낭독한 뒤, 파쇄기에 넣거나 찢어서 던져버린다. 이후 케이크나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좌절감을 털어버린다.

또한 학교는 '낙방의 벽'을 만들었다. 누군가 이 벽에 불합격 통지서를 붙여 놓으면, 학생들이 서로를 위한 메모를 남기며 위로를 하는 용도다.

이 벽에는 "네가 너무 똑똑해서 떨어진 거야 -뉴욕대로부터", "명문대에 가기에는 네가 너무 아까워" 같은 메모가 붙기도 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그뿐만 아니라 매해 불합격 통지서를 가장 많이 받은 학생에게 상품을 증정하기도 했다.

올해 가장 많은 불합격 통지서를 받은 한 학생. 사진 NBC4 뉴스 캡처

올해 가장 많은 불합격 통지서를 받은 한 학생. 사진 NBC4 뉴스 캡처

10년간 '낙방 파티'를 진행해 온 이 학교 진학 상담사 린다 맥기는 "거절은 삶의 일부이며, 대학에 진학한 사람이 항상 우위에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이해하는 시간"이라고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학생들은 대학에 불합격해도 살아남으리라는 것을, 그리고 합격의 반대편에도 무지개가 있음을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듀크 대학의 심리학 및 신경과학 교수 마크 리어리는 "통상 우리는 거절당했다는 사실을 숨겨야 하는 것처럼 여겨지는데, 이는 자신에게 무언가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잘못된 믿음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파티는 거절당한 사람들에게 이 또한 삶의 한 부분임을 깨닫도록 도와주고, 거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도록 도와준다"고 말했다.

총 5곳의 대학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은 한 학생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나에게 여전히 많은 선택지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는 감사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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