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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하이닉스 한숨 돌리나..."중국 장비 반입 1년 연장"

중앙일보

입력

중국 시안에 있는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 [사진 삼성전자]

중국 시안에 있는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 [사진 삼성전자]

미국이 올해 10월로 만료되는 대중 수출규제 유예 조치를 최소 1년 더 연장할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 공장에 장비반입 규제 리스크를 안고 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민 부담을 한동안 덜 수 있게 된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한국 반도체 업체들에 적어도 1년 더 중국 공장에 장비 반입을 허용할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라며 4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부터 중국에 첨단 반도체 장비 반입을 금지했다. 18나노(㎚·1㎚는 10억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14나노 이하 로직 반도체용 장비가 대상이다. 한국 기업의 경우 개별 허가를 받아 중국 내 공장에 필요한 장비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했는데, 이와 관련 1년간은 별도의 허가 없이 반입이 가능하도록 유예 연장 조처를 내린 것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서 낸드플래시공장, 쑤저우에 후공정 공장을 두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 D램 공장이 있으며 다롄에 있는 인텔의 낸드 공장도 인수했다. 또 SK하이닉스는 다롄에 인수한 공장 부지에 새 낸드 2공장을 지난해부터 증설하고 있다. 새 공장에는 대규모 장비가 필요한 만큼 공장 건설 완료 시점에 장비규제 유예 조치가 끝나버리면 장비반입에 차질을 겪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유예조치의 만료기한이 올해 10월로 다가오자 한국 정부는 해당 조치 연장을 지속해서 요청해왔다.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기간에도 한국 정부 측은 미국 상무부 측과 만나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는 지난달 30일 방미 성과 발표자료를 배포하며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이행 과정에서도 기업 투자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한미정상회담 후 열린 공동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한미정상회담 후 열린 공동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유예 연장에도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공정 장비는 중국 공장에 반입할 수 없다고 FT는 전했다. EUV 장비는 첨단 반도체 제조를 위해 필수적인 장비로 네덜란드 기업 ASML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FT는 미국 정부의 이번 결정을 두고 “중국의 첨단 반도체 확보를 늦추면서 동맹국의 경제적인 이익을 해치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예 조치가 연장되는 만큼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부담감은 한층 덜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익명을 원한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기업들이 중국 공장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상당량을 생산하고 있기에 이 공장들이 차질이 생기는 건 미국에서도 원하는 모습이 아닐 것”이라며 “앞으로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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