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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주님 지켜라"…檢, '금빛 장식' 정명석 월명동 침실 공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여신도 성폭행 혐의를 받는 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 총재 정명석씨의 범행 장소인 충남 금산군 월명동 수련원 내 정씨의 침실. 사진 대전지검

여신도 성폭행 혐의를 받는 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 총재 정명석씨의 범행 장소인 충남 금산군 월명동 수련원 내 정씨의 침실. 사진 대전지검

"여기서 주님을 지키며 잠을 자라"

여신도 성폭행 혐의를 받는 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 총재 정명석씨의 범행 장소인 '월명동' 침실이 공개됐다.

대전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지혜 부장검사)은 지난 3일 정명석의 범행에 가담한 'JMS 2인자' 정조은(본명 김지선·44·여)씨와 JMS 민원국장 정모(51·여)씨를 각각 준유사강간, 준유사강간방조 혐의로 구속기소하면서 범행 장소인 충남 금산군 월명동 수련원 내 정명석의 침실 사진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검찰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정명석의 침대 헤드부분은 벨벳 소재로 만들어졌고 테두리는 금빛 장식으로 처리됐다. 침구는 가지런히 정리돼있고 침실 한 켠에 흔들의자가 놓여있다. 한옥 스타일로 꾸며진 정명석의 거실에는 수십 점의 수석이 보관돼 있다.

검찰은 이곳에서 김씨를 비롯한 JMS 간부 8명이 장기간 여신도들을 세뇌하며 조직적으로 범행해온 것으로 판단하고 이들을 재판에 넘겼다.

기소된 여자 간부들은 모두 '신앙스타'(결혼하지 않고 선교회의 교리에 따르는 사람들) 출신으로, 신앙스타를 뽑아 관리하면서 정명석의 성폭력 범행에 가담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키와 외모 등 일정한 신체적인 조건을 만족해야 하며 신앙스타가 되면 하나님의 신부라는 지위가 부여되기 때문에 교단 내에서도 위상이 올라가고, 정명석이 가는 곳마다 함께 하면서 예우받게 된다. 정명석의 최종 승인이 있어야만 들어갈 수 있어 신도들은 신앙스타가 되는 것을 영광으로 여겼다.

檢 "신앙스타 선발해 성폭력 범행 가담" 

여신도 성폭행 혐의를 받는 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 총재 정명석씨의 범행 장소인 충남 금산군 월명동 수련원 내 정씨의 거실. 대전지검 제공

여신도 성폭행 혐의를 받는 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 총재 정명석씨의 범행 장소인 충남 금산군 월명동 수련원 내 정씨의 거실. 대전지검 제공

이들은 해외 신앙스타를 담당하는 국제선교국, 국내 신앙스타를 담당하는 민원국, 성폭력이 이뤄지는 동안 밖에서 대기하며 감시하는 수행비서 등으로 역할을 나눠 정명석의 범행을 도왔다.

특히 정명석이 해외도피 생활을 하는 동안 정명석을 도와 신임을 얻게 된 김씨는 정명석이 구치소에 수감된 2009년부터 리더십 공백을 메우며 교단 내에서 2인자로 올라섰다.

김씨는 2018년 3∼4월 세뇌로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홍콩 국적 여신도 A씨(29)에게 잠옷을 건네주며 '여기서 주님을 지키며 잠을 자라'고 지시, 정명석의 준유사강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후에도 정명석은 '나를 통해 휴거됐다'며 피해자들이 구원받았다고 세뇌했으며, 민원국장 정씨는 성폭행 피해 사실을 호소한 A씨에게 도리어 '그것은 하나님의 사랑'이라며 A씨를 다시 정명석에게 데려가기도 했다.

김경수 차장검사는 "정명석의 범행이 가능했던 것은 피고인들의 조직적인 조력 행위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피해자의 영혼까지 짓밟는 반인권적인 범죄인 만큼 공범들에게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명석은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17차례에 걸쳐 금산 월명동 수련원 등에서 A씨를 추행하거나 성폭행하고, 2018년 7월부터 그해 말까지 5차례에 걸쳐 금산 수련원에서 호주 국적 B씨(30)를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2018년 8월쯤 금산 월명동 수련원에서 골프 카트를 타고 이동하던 중 한국인 여신도의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진 혐의로도 추가 기소됐다.

정명석은 앞서 2001년 8월부터 2006년 4월까지 말레이시아 리조트, 홍콩 아파트, 중국 안산 숙소 등에서 20대 여신도 4명을 추행하거나 성폭행한 죄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2018년 2월 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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