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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덕연, 계약서도 없이 25억 임창정 회사에 송금…조조파티에도 초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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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 1일 JTBC는 가수 임창정씨가 지난해 12월 전남 여수의 한 골프 리조트에서 주가조작 세력으로 의심받는 일당이 주최한 모임에 참가해 발언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JTBC 캡처]

지난 1일 JTBC는 가수 임창정씨가 지난해 12월 전남 여수의 한 골프 리조트에서 주가조작 세력으로 의심받는 일당이 주최한 모임에 참가해 발언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JTBC 캡처]

“임창정이 ‘내가 너희(라덕연(42) R투자자문사 대표 등)를 어떻게 믿냐’고 하자, 10분 만에 계약서도 없이 25억원을 (임씨) 회사 계좌에 꽂았다. 놀라서 곧 돈을 모두 돌려줬다.”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연루 의혹에 휩싸인 가수 겸 배우 임창정(사진)의 소속사 예스아이엠엔터테인먼트 측(이하 임씨 측)은 지난 1일 라 대표 등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를 묻는 중앙일보에 ‘25억원 깜짝 송금’ 얘기를 꺼냈다. 불법 일임매매 의혹을 받는 라 대표 측의 재력 과시에 의심을 거뒀다는 취지다. 임씨 측은 “임창정은 주가 조작에 가담한 바가 결코 없다. 이는 라 대표도 인정하는 사실”이라며 고집이 세 별명이 ‘임고집’인 임씨가 어떻게 엮였는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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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씨 측에 따르면, 임씨와 라 대표는 지난해 10월 9일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골프장에서 처음 만났다. 임씨 지인인 사업가가 신규 엔터테인먼트 사업 투자자를 찾던 임씨에게 라 대표를 투자운용사 회장이라고 소개했다. 한 번 더 만난 뒤인 11월 28일 라 대표가 투자 의사를 밝혔다. 이 자리에 라 대표 측근인 전직 프로골퍼 안모(33)씨가 동석했다.

임창정

임창정

임씨가 “어떻게 바로 믿냐, 검증해야 한다”고 하자, 라 대표 측은 임씨 소유 법인 계좌번호를 묻더니 10분 만에 25억원을 입금했다고 한다. 계약서 작성도, 투자 방식 논의도 없었다. 임씨 측은 12월 6일 25억원을 모두 돌려줬고, 투자 미팅은 그사이 진행됐다. 임씨 측은 “12월 1일 라 대표 측 변호사·회계사가 입회한 가운데 정상적인 투자 논의가 오갔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라 대표가 “내일(12월 2일) 송년회에 참석하지 않겠냐”고 제안했고, 그 자리가 이른바 ‘조조파티’였다. 임씨 측은 “‘조조파티’가 운용자금 1조원을 넘긴 기념행사란 건 도착해서야 알았다. 밥 먹는 자리로 생각해 아내와 아이도 데려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씨와 동행한 소속사 관계자는 “광진구의 작은 중식당 2층에서 행사가 열렸다. VIP 손님으로 라 대표 일당, 기업인, 정치권 인사 등이 자리했다”고 전했다.

12월 21일 라 대표는 임씨 소속사 지분 50%(50억원 상당)를 인수했다. 이와 별도로 지난달 6일 임씨가 3억원, 라 대표가 7억원을 투자해 신규 법인을 설립했다. 임씨 측은 “기존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브랜드 가치를 활용하기 위해 동명의 법인을 설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2월 20일 전남 여수의 한 골프장에서 했던 “저 XX한테 돈 맡겨, 아주 종교야” 등의 발언에 대해 임씨 측은 “50억원 이상 투자하겠다는 라 대표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워 분위기 띄우듯 무리한 멘트를 했다”고 해명했다. 해당 현장은 거액 투자자를 대상으로 라씨가 연 VIP 자선골프 행사였다. 이 발언으로 임씨는 라씨의 공범이라는 의혹을 샀다.

라 대표는 이후 임씨를 ‘창정이 형’으로 부르며 “당장 쓸 돈 아니면 불려주겠다”고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임씨는 30억원가량이 든 주식계좌와 정보를 전달했다. 그러던 라 대표 태도는 주가 폭락 이후 돌변했고, 임씨는 지난달 24일 오전에야 수십억원을 손해 본 사실을 알게 됐다. 라 대표는 임씨에게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나를 죽인 것”이라며 책임을 미뤘다고 한다. 임씨가 입은 손실은 약 3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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