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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검찰, KT 일감 몰아주기 확인…하청업체 횡령 의혹도 수사

중앙일보

입력

서울 종로구의 KT 광화문 빌딩. KT는 KT텔레캅의 KT그룹 시설관리 일감 몰아주기에 개입한 것으로 검찰이 파악 중인 것으로 2일 드러났다. 뉴스1

서울 종로구의 KT 광화문 빌딩. KT는 KT텔레캅의 KT그룹 시설관리 일감 몰아주기에 개입한 것으로 검찰이 파악 중인 것으로 2일 드러났다. 뉴스1

구현모 전 KT 대표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KT그룹 차원에서 일감을 외부 특정 업체에 몰아준 정황을 확인했다. 검찰은 일감 몰아주기 혜택을 받은 업체가 회사돈 일부를 횡령한 의혹도 살펴보고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이정섭)는 KT텔레캅이 시설관리(FM) 용역일감을 시설관리업체 KDFS 등에 부당하게 집중한 사실을 최근 확인했다. 검찰은 또 KT텔레캅이 KT그룹이 발주한 일감을 수주받아 KDFS에 재하청을 주는 과정에 KT본사가 직접 관여한 정황도 확보했다. 검찰은 KT텔레캅 측에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 혐의를 적용하고, 거래상지위남용 혐의도 추가로 적용할지 검토 중이다. KT 측에 대해선 별도의 범죄 혐의를 적용할지 살펴보고 있다.

KT텔레캅은 KT에서 수주받은 시설관리 일감을 KDFS, KS메이트, KFnS, KSNC 등 4개 하청업체에 맡겼다. 총 일감 규모가 2016~2022년 800억원대에서 1400억원대로 1.8배가량 증가하는 동안 KDFS의 수주금액은 45억원가량에서 490억원대로 10배 넘게 급증했다. 그 사이 4개 하청업체 중 최상위 업체였던 KFnS의 수주 물량은 2021년 347억원가량에서 2022년 277억원가량으로 20%가량 감소했다. 검찰은 구현모 전 KT 대표가 취임한 2020년에 KT그룹 시설관리 일감 발주 업체가 KT에스테이트에서 KT텔레캅으로 변경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일감 몰아주기 혜택을 받은 KDFS 등에서 횡령 범죄가 벌어졌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횡령 의혹이 드러날 경우 자금의 규모와 용처 등에 대한 수사가 뒤따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사건은 공정거래위원회가 2022년 12월 12일 KT텔레캅에 현장조사를 나가면서 처음 불거졌다. 지난 3월 7일엔 시민단체 ‘정의로운 사람들’이 ‘윗선’으로 구 전 대표와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 4월 10일 공정위를 압수수색해 KT텔레캅 현장조사 자료 등을 확보하고, 최근까지 장지호 KT텔레캅 대표, 피해 업체 관계자 등을 소환 조사했다.

구현모 KT 전 대표. 그는 KT텔레캅의 KT그룹 시설관리 일감 몰아주기에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에 휩싸여 있다. 뉴스1

구현모 KT 전 대표. 그는 KT텔레캅의 KT그룹 시설관리 일감 몰아주기에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에 휩싸여 있다. 뉴스1

구현모 전 KT 대표, 현대차 통한 친형 불법 지원 의혹도

검찰 수사선상에는 구 전 대표가 현대차를 통해 친형을 불법 지원했다는 의혹도 올라있다. 현대차는 2021년 7월 구 전 대표의 친형이 운영했던 자동차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에어플러그를 281억원(2019년 9월 36억원 지분투자 포함)에 인수했고, KT의 자회사 KT클라우드는 2022년 9월 정의선 현대차 회장의 동서가 운영하던 차량용 클라우드 업체인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를 206억원가량에 인수했다.

‘정의로운 사람들’의 고발장에는 “구 전 대표 등이 KT 이사회 장악을 위해 대표적 친 노무현계 인사인 이강철 전 사외이사에게 로비를 했다”는 주장도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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