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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일탈, 남편이 신고…산속 천막 '도리짓고땡' 딱 걸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산속 천막에서 상습적으로 도박해온 주부들과 도박장을 개장한 조직폭력배가 무더기로 검거됐다.

충남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가 지난달 25일 충남 당진시의 한 야산에서 검거된 산도박 일당에게서 압수한 도박자금. 신진호 기자

충남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가 지난달 25일 충남 당진시의 한 야산에서 검거된 산도박 일당에게서 압수한 도박자금. 신진호 기자

충남경찰청은 도박장 개장과 상습도박·도박 등 혐의로 김모(46)씨 등 56명을 검거, 이 가운데 3명을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검거된 56명 중 창고장 역할을 맡은 김씨는 당진지역 폭력조직 조직원이고, 검거된 도박장 운영진은 대부분 선후배 사이였다. 이들은 총책과 문방·꽁지 등으로 역할을 나눠 도박장을 개설하거나 도박에 참여한 사람을 운반하는 역할을 맡았다. 경찰은 운영진 가운데 도주한 4명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 신원을 확인한 상태다.

참가자 대부분 주부…전과 3~4범도

도박에 참여한 50명은 대부분 40~50대 가정주부로 전국에서 찾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가운데는 전과자가 42명이나 됐으며 도박전과가 3~4범인 여성도 포함됐다. 경찰은 검거 현장에서 확보한 명단과 운영진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추가 도박자가 있는지를 확인 중이다.

지난달 25일 충남 당진시 한 야산에 설치된 도박장에서 검거된 도박 참가자들. [사진 충남경찰청]

지난달 25일 충남 당진시 한 야산에 설치된 도박장에서 검거된 도박 참가자들. [사진 충남경찰청]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 3월 초부터 최근까지 충남 당진·서산·아산·예산지역 야산에 천막으로 임시 도박장을 만든 뒤 이른바 ‘산도박’을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도박장에서는 시간당 20~25회 정도 돌아가는 일명 ‘도리짓고땡’이라는 화투 도박판으로 억대 도박판을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 등은 판돈 가운데 10% 정도를 수수료를 챙겼으며 지난달 25일 경찰이 도박 현장에서 압수한 판돈만 1억2200만원이 넘었다.
조사 결과 김씨 등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심야 시간대 인적이 뜸한 야산 10여 곳을 미리 정해놓고 매일 장소를 옮겨가며 천막을 설치한 뒤 도박장을 개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야산 입구에 문방(감시원)을 두고 인적이 오가는지를 살폈다.

중간 모집장소 알려준 뒤 승합차로 이동 

모집책은 평소 관리하던 사람을 통해 중간 장소를 알려준 뒤 추가로 면접을 통과한 사람만 승합차에 태워 도박장까지 이동시켰다. 이들은 중간 모집장소를 ‘탈수장’이라고 불렀다. 도박장은 큰 도로에서 1~2㎞ 정도 떨어진 곳으로 인근 주민은 물론 산 주인조차 자신 소유 산에서 도박판이 벌어진 것을 알지 못했다. 도박이 이뤄진 시간은 보통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새벽 4시까지로 참가자들은 어디로 이동하는지 전혀 몰랐다고 한다.

2일 오후 충남경찰청 김경환 강력범죄수사대장이 충남 당진시의 한 야산에서 검거한 산도박 일당 사건을 설명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2일 오후 충남경찰청 김경환 강력범죄수사대장이 충남 당진시의 한 야산에서 검거한 산도박 일당 사건을 설명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경찰은 지난 2월 말 “아내가 산속 천막 도박장에 가서 도박한다”는 첩보를 입수한 뒤 도박장 개설이 예상되는 야산 주변 폐쇄회로TV(CCTV) 50대 영상을 분석, 범행에 이용한 자동차와 도박장 위치를 확인했다. 김씨 등이 야산 10곳에서 번갈아가며 도박장을 개설하면서 경찰이 추적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은 이들 동선을 추적, 경력을 동시에 투입할 경로를 1~2㎞가량 확보한 뒤 검거 작전에 나섰다.

“도박은 가정을 파탄에 이르게 하는 범죄"

경찰은 지난달 25일 당진 도박장에서 회수한 현금 1억원 가운데 6000만원은 범죄수익금으로 판단, 기소 전 몰수 보전을 신청할 예정이다. 도박장에서 거둬들인 이익이 폭력조직으로 흘러 들어갔는지도 살펴볼 방침이다.

충남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가 지난달 25일 충남 당진 한 야산에서 검거된 산도박 일당에게서 압수한 도박자금. 신진호 기자

충남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가 지난달 25일 충남 당진 한 야산에서 검거된 산도박 일당에게서 압수한 도박자금. 신진호 기자

충남경찰청 김경환 강력범죄수사대장은 “도박은 가정을 파탄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범죄로 국민께서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며 “조직폭력배 불법행위 첩보 수집을 강화하고 범죄 분위기를 차단하는 등 강력히 대응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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