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간 28분 짧아진 메이저리그, 새 규칙 효과 눈에 띄네

중앙일보

입력

볼티모어 딘 크레머가 투구하는 모습. 투구 시간을 제한하는 피치클록 전광판이 눈에 띈다. AP=연합뉴스

볼티모어 딘 크레머가 투구하는 모습. 투구 시간을 제한하는 피치클록 전광판이 눈에 띈다. AP=연합뉴스

무려 28분이나 경기시간이 줄었다. 메이저리그의 경기 규칙 개선 효과가 눈에 띄게 나타났다.

MLB 사무국은 2023 시즌을 앞두고 규칙 개정에 나섰다. 인플레이 타구를 늘리기 위한 수비 시프트 제한, 경기 속도를 올리기 위한 피치 클록, 주자 보호를 위한 베이스 크기 확대 등이 골자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끈 건 피치 클록이다.

투수는 주자가 없으면 15초, 주자가 있어도 20초 이내에 공을 던져야 한다. 타자는 투구 준비 종료 8초 전(주자가 없으면 7초, 있으면 12초)에 무조건 타격 자세를 취해야 한다. 투수가 어기면 볼 1개, 타자가 어기면 스트라이크 1개가 자동으로 주어진다. 지난달 6일엔 투타겸업 선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투수와 타자로서 모두 피치 클록을 위반하는 사례도 있었다.

효과는 확실하다. AP통신은 2일(한국시각) MLB 개막 후 9이닝당 평균 경기 시간 2시간 37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시간 5분)보다 28분 단축됐다고 밝혔다. 피치 클록 위반은 지난 달 총 425경기에서 313차례 발생해 경기당 0.74개를 기록했다.

견제를 하거나 투구판에서 발을 떼면 시간이 리셋된다. 하지만 일부 선수들은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피치컴(사인을 교환하는 전자장비)이 있긴 하나, 투수와 포수의 의사소통 시간이 짧아졌기 때문이다. 타격이나 투구 준비 루틴이 있는 선수들은 습관을 바꾸느라 홍역을 치렀다. 친정 팀 LA 다저스 관중들이 기립박수를 보내자 헬멧을 벗어 인사를 하다 피치 클록을 위반한 코디 벨린저(시카고 컵스)의 웃지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MLB는 출루 당 견제 횟수도 2회 이내로 제한했다. 3번째 시도에서 주자가 아웃되지 않으면 보크가 선언돼 자동 진루하게 된다. 수비 시프트 금지 역시 야수들의 이동시간이 줄어들어 경기 진행이 빨라지는 효과를 낳았다. 피치 클록과 함께 이 조항들까지 적용되면서 불필요한 경기 시간이 대폭 줄었다. KBO 역시 피치 클록 도입에 긍정적인 편이다. 이미 '12초 룰(주자가 없을 때는 투수가 12초 이내에 투구해야 하는 규정)'이 2010년부터 쓰이고 있다.

눈에 띄게 지난해보다 커진 베이스. 도루 숫자와 성공률을 크게 늘렸다. AP=연합뉴스

눈에 띄게 지난해보다 커진 베이스. 도루 숫자와 성공률을 크게 늘렸다. AP=연합뉴스

시프트 금지와 베이스 확대도 눈에 띄게 야구를 바꿔놓고 있다. MLB는 투수, 포수를 제외한 내야수는 내야 흙 부분을 벗어날 수 없고 2루를 기준으로 양쪽에 2명씩 서있도록 했다. 베이스는 종전 15제곱인치에서 18제곱인치로 키워 주자와 수비수 충돌을 막고, 베이스간 거리를 짧아지게 만들었다.

자연스럽게 안타와 도루가 늘어났다. 왼손 타자 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0.229에서 0.247로 향상됐고 우타자는 0.234에서 0.250으로 올라갔다. 인플레이 타구 비율도 상승했다. 뉴욕 양키스 1루수인 좌타자 앤소니 리조는 "안타 10개 정도는 이득을 본 기분이다. 공을 제대로 잘 때렸으면 보상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라고 말했다.

뜬공 혁명 이후 감소하던 도루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경기당 1.0개에서 올해는 1.4개를 기록중이다. 성공률도 지난해 75.5%에서 올해 79.2%로 향상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통계업체인 엘리어스 스포츠 뷰로에 따르면 경기당 도루는 1999년 이후 가장 많고, 성공률은 역사상 가장 높다. 피츠버그 파이리츠 배지환처럼 발빠른 선수들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역동적인 장면들이 늘어났다. 득점 역시 지난해보다 1점 이상(8.1점→9.2점) 늘어났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