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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어릴 때 살은 키로 가"…이 말 믿었다간 큰일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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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유행한 시기 동안 뛰어놀지 못하고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며, 배달 음식이나 간식을 즐겨 먹다 보니 자연스레 몸무게가 늘어난 아이들이 많다. 흔히 ‘어릴때 살은 키로 간다’는 말을 하지만 전문가들은 소아 비만은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소아내분비대사과 최진호 교수의 도움말로 어린이 비만과 성조숙증에 대해 정리했다.

소아청소년 시기 체중이 많이 나가면 몸 안에 체지방이 지나치게 축적돼 지방간,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등의 성인병이 어린 나이에 일찍 나타나 만성질환의 늪에 빠질 수 있다. 따라서 고열량, 고지방 식품을 피하고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을 골고루 섭취해야 하며, 하루 30분~1시간 정도 자전거를 타거나 뛰어노는 등 규칙적으로 운동하며 체중 관리를 해야 한다. 평소에도 눕는 습관을 줄이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며 가까운 거리는 걷는 등 몸을 자주 움직이는 생활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서울아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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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단순히 살이 찌는 것뿐 아니라 8세 이전의 여아 및 9세 이전의 남아에서 사춘기의 2차 성징이 일찍 시작된 경우에는 성조숙증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성조숙증은 유전적 영향, 비만의 영향, 환경호르몬 노출 등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대부분 명확한 원인없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드물게 성호르몬의 분비를 조절하는 뇌 기관 혹은 부신, 성선의 종양 등에 의해서 유발되는 경우도 있어 다른 질환의 병력이나 신경학적 증상, 약물 복용력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해 발병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해야한다.

성조숙증이 발생하면 어린 나이에 초경을 하게 돼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성장이 일찍 끝나게 되면서 최종 키가 작아진다. 따라서 최종 성인 키를 키우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방지하기 위한 치료가 권장된다.

성조숙증의 치료는 사춘기 전의 성장 속도로 오랫동안 자랄 수 있도록 성호르몬을 감소시키는 주사를 4주 또는 3개월 간격으로 맞는 것이다. 최근에는 6개월마다 맞는 주사가 보급돼 이전보다 편의성이 좋아지고 있다. 성조숙증 치료가 성장을 억제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지만 사춘기가 일찍 시작되면서 발생하는 급성장을 천천히 오랫동안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치료 동안 1년에 약 4~6cm 정도는 자라 키 성장을 방해하지는 않는다. 최종 키를 키워주기 위한 치료 효과를 위해서는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이미 초경을 하거나 사춘기가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병원을 찾으면 성장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약 2차 성징이 일찍 시작됐다면 가능한 일찍 병원을 찾아 검사받는 것을 권한다.

최근 서구화된 생활습관으로 비만의 빈도가 높아지고 사춘기가 빨라지고 있다는 학설이 제기되고 있지만 사실 음식이나 운동 등의 생활습관만으로 성조숙증을 예방하는 것은 어렵다. 실제 성조숙증으로 진단받는 어린이 중 비만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도 많이 있으며, 유전적, 환경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사춘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예방법에 대해서는 아직도 연구가 필요한 상태이다. 따라서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식단 등을 유지하는 것이 건강 상태 및 성장에 도움을 줄 수는 있겠으나 성조숙증을 전적으로 예방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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