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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원 들고 용한 분 찾지 말라" 마흔살 때린 김미경 조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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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서울 성암아트홀에서 열린 The JoongAng Plus 인사이트 세미나에서 김미경 MKYU 대표가 ″마흔은 인생 시계로 치면 아직 오전″이라며 ″지금부터 시작하고 꿈꾸기에도 전혀 늦지 않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지난달 28일 서울 성암아트홀에서 열린 The JoongAng Plus 인사이트 세미나에서 김미경 MKYU 대표가 ″마흔은 인생 시계로 치면 아직 오전″이라며 ″지금부터 시작하고 꿈꾸기에도 전혀 늦지 않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100세 인생을 하루 24시간에 빗대면, 40대는 아직 오전이에요. 점심도 못 먹었는데, 이불 깔 생각부터 하긴 이르잖아요?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성암아트홀에서 열린 The JoongAng Plus 인사이트 세미나에 연사로 선 김미경 MKYU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마흔은 꿈꾸고 도전하기에 전혀 늦지 않은 나이라는 얘기다. 인사이트 세미나는 중앙일보 프리미엄 디지털 구독 서비스 The JoongAng Plus 회원들을 위한 명사들의 강연이다. 네 번째로 열린 이번 세미나에서는 스타강사이자 자기계발 멘토인 김 대표가 ‘마흔에 두 번째 인생을 시작하는 방법’을 주제로 강연했다.

60대가 목전인 김 대표는 지난 2월 『김미경의 마흔 수업』이란 책을 냈다. 먼저 40대를 보낸 인생 선배로서 불안하고 우울한 마흔 후배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보내기 위해서다. 이날 세미나에서 김 대표는 책에선 볼 수 없었던 가족 이야기를 풀어내는가 하면, 따뜻하면서도 현실적인 조언도 쏟아냈다.

김 대표는 마흔에 우울과 불안이 찾아오는 이유부터 진단했다. 가장 큰 이유는 40대를 오해하고 착각해서다. 흔히들 40대엔 커리어나 재산 등 인생의 업적이 어느 정도 완성되고, 정점을 찍는다고 생각한다. 이 착각은 ‘지금까지 못했으니, 앞으로도 못할 것’라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40대가 도전을 주저하는 이유다. 하지만 40대는 “커리어든, 돈이든, 아이 키우는 일이든 절반만 해도 정상”이라고 김 대표는 말했다. 그는 30년 된 자신의 강사 커리어를 예로 들었다. “강사 일을 29세 시작했는데, 지금 여러분이 아는 김미경은 47세부터 시작됐어요. 40대엔 인생의 문제를 반만 푸세요. 나머지 반은 50, 60대에도 풀 수 있어요.”

지난달 28일 서울 성암아트홀 인사이트 세미나에서 김미경 대표가 마흔에 두번째 인생을 시작하는 방법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달 28일 서울 성암아트홀 인사이트 세미나에서 김미경 대표가 마흔에 두번째 인생을 시작하는 방법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중앙포토

인생을 바꿀 질문의 답을 찾으려 하지 않는 것도 40대가 불안한 요인이다. 그는 “40대 중반이면 남자는 ‘이 회사 언제까지 다닐 수 있을까’, 여자는 ‘뭐라도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말을 달고 산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질문을 가장 치열하게 묻고 따져야 할 자신에겐 정작 하지 않는다. 대신 동료나 친구, 옆집 엄마들과 모여 한숨만 쉬고 이야기를 끝낸다. 이렇게 쌓인 불안을 엉뚱한 데서 해소하려는 이들도 많다. 김 대표는 “결국 10만원 들고 용하다는 분을 찾아가는데, 내 인생에 정말 중요한 답을 다른 사람에게 찾는 게 맞냐”고 되물었다. 하고 싶은 일, 꿈을 찾았어도, 불안에서 벗어나긴 쉽지 않다. 그는 “인생을 바꾸는 건 머리가 아니라 몸”이라며 "불안을 떨치려면 몸을 써서 마음이 원하는 것의 실체를 만들어가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마흔에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김 대표는 세 가지를 주문했다. 가장 먼저 “계속 돈을 벌 준비를 해라”고 말했다. 40대엔 두 번째 인생을 준비하기 위한 기초 자금을 마련하는 데 충실해야 한다. 꿈을 좇겠다며 섣불리 직장을 그만두거나, 돈을 왕창 벌어 조기에 은퇴하는 '파이어족'이 될 생각은 금물이다. 김 대표는 “마흔은 결혼하고 집 사고 아이 키우는, 인생의 국·영·수 기초 과목에 매진해야 하는 시기”라며 “꿈도 안정된 일상 위에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대신 미래에 돈을 벌기 위한 투자, 즉 공부는 지금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서 일단 “나만의 시간과 공간부터 확보하라”고 했다. 김 대표는 자기만의 책상을 사고, 새벽 5시에 일어나보길 권했다. “하루 30분이라도 매일 일정한 시간에 책상에 앉는 습관이 성장하는 데 큰 힘이 된다”는 것이다. 다이어리에 자신을 기록하는 일도 추천했다. “내가 언제 얼마나 기쁘고 슬픈지 기록하다 보면 남이 아닌 나를 위해 자신을 사용하는 방법을 깨달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서울 성암아트홀에서 열린 인사이트 세미나에서 김미경 대표는 ″아이들에게 존경받는 엄마가 되려면, 아이부터 존경하라″고 말했다. ⓒ중앙포토

지난달 28일 서울 성암아트홀에서 열린 인사이트 세미나에서 김미경 대표는 ″아이들에게 존경받는 엄마가 되려면, 아이부터 존경하라″고 말했다. ⓒ중앙포토

마지막으로, 집안의 모든 자원을 자녀에게 쏟아붓지 말라고 당부했다. 자녀 교육비를 집안 전체 예산의 20~30%를 넘게 쓰지 말라는 것이다. 엄마와 아빠도 자신을 성장시키는 데 집안 예산의 10%씩을 투자해야 한다고도 했다. 교육비를 쓰는 대신 부모가 자녀에게 반드시 해줘야 하는 투자는 따로 있다. 있는 그대로 아이를 존중하고 무한한 응원과 사랑을 보내는 일이다. 질의응답 시간 존경받는 엄마가 되는 방법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김 대표는 이렇게 답했다. “아이를 존경하세요. 있는 그대로요. 아이가 자신의 인격을 발휘하고, 가치를 찾아갈 수 있도록 뒤에서 끊임없이 응원해주세요.”

김미경 MKYU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성암아트홀에서 열린 인사이트 세미나에서 The JoonAng Plus 인사이트 회원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중앙포토

김미경 MKYU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성암아트홀에서 열린 인사이트 세미나에서 The JoonAng Plus 인사이트 회원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중앙포토

이날 행사에는 The JoonAng Plus 회원 중 사전 신청자 150명이 참석했다. 마흔을 앞둔 30대와 당사자인 40대가 많았지만, 20대 청중도 적지 않았다. 이성은(32)씨는 “평소 좋아하던 김미경 대표의 이야기를 오프라인에서 직접 들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60대 어머니와 함께 왔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서현(33)씨는 “단기적인 성공에 매달리지 말고 인생을 긴 안목으로 보라는 김 대표의 조언에 큰 위안을 얻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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