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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인삼에 든 비사포닌 성분, 인지기능 개선 효과 입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4면

병원리포트 경희대 약대 류종훈 교수팀

기억력 손상된 쥐에 실험한 결과
단기 기억·물체 인식능력 좋아져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치매는 물론 그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 통계에 따르면 치매 환자는 2017년 약 46만 명에서 2021년에는 60만 명을 넘어섰다. 경도인지장애 환자 역시 2017년 약 18만 명에서 2021년 30만 명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삼 섭취가 치매나 경도인지장애를 앓을 때의 대표적인 증상인 인지능력 저하 개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경희대 약대 류종훈 교수팀의 알츠하이머성 치매 연구결과다. 연구팀은 인삼의 비사포닌 성분인 파낙세롤D(Panaxcerol D)가 인지 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스코폴라민으로 기억력이 손상된 쥐 60마리, 아밀로이드베타로 기억력이 손상된 쥐 40마리를 대상으로 파낙세롤D를 각각 한 번씩, 그리고 14일간 1회씩 투여했다. 이후 인지 기능 개선 작용을 확인하려 행동 실험을 진행한 결과, 와이(Y)자 미로에서 스스로 방향을 바꾸는 행동이 늘어나는 등 단기 기억력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물체 인식 능력도 나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더불어 연구팀은 뇌의 단백질량 변화를 분석해 파낙세롤D가 뇌에 미치는 영향도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스코폴라민 투여를 통해 기억력이 손상된 쥐의 경우 ERK(세포의 생존 및 증식을 조절하는 신호 전달 인자)와 CaMKII(신경 내 칼슘 이온 유입과 관련된 인자)의 인산화가 감소했는데, 파낙세롤D를 한 번 투여하자 정상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밀로이드베타 투여로 기억력이 손상된 쥐는 신경교섬유질산성단백질(glialfibrillary acidic protein·GFAP) 등의 발현량이 증가했는데 이 역시 파낙세롤D의 반복 투여로 정상화됐다.

이 같은 결과들을 종합해볼 때 파낙세롤D의 투여는 뇌에서의 시냅스 가소성을 증가하고 뇌의 염증인자를 억제해 기억력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 측의 설명이다. 류종훈 교수는 “구체적으로 이번 연구는 인삼의 비사포닌 성분인 파낙세롤D가 ERK의 인산화 증가나 항염증 효과를 통해 아세틸콜린 신경 차단, 아밀로이드베타 축적으로 유도된 기억력 손상을 개선한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건양대 치매과학연구소 문민호 교수팀과 KGC인삼공사 천연물효능연구소 이용욱 박사는 홍삼다당체 성분의 알츠하이머병 인지 기능 저하를 감소시키는 기전을 밝히기도 했다. 문민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동물 모델에서 홍삼다당체가 알츠하이머병의 다양한 증상에 효과적인 치료제 후보물질로서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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