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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토스 ‘디지털 외상’ 연체율 급등…카드 3~4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네이버·카카오·토스 등이 운영하는 선구매후결제(BNPL·Buy Now Pay Later) 서비스의 연체율이 급등했다. 경기 둔화 영향으로 신용카드의 연체율이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청년 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BNPL의 연체율까지 높아지면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30일 금융감독원이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BNPL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3개사 중 토스의 연체율이 5%(3월 기준)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3월 서비스를 시작한 토스는 3개사 가운데 가장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는 동시에 채권액(BNPL 대금)도 가장 많은 319억5100만원으로 불렸다. 이중 연체 채권이 15억9800만원(5%) 발생한 상황이다. 토스의 연체율은 서비스 시작 이후 꾸준히 올라 지난 2월 5.02%까지 상승했다. 올 1분기 기준 주요 신용카드사의 연체율이 1%대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과 비교하면 3~4배 높은 연체율이다.

네이버파이낸셜(채권액 124억1100만원)의 BNPL 연체율은 지난해 3월 1.26%에서 올 3월 2.7%로 2배 이상 상승했다. 상대적으로 이용이 적은 카카오페이(채권액 1억7400만원)의 BNPL 연체율은 3월 0.51%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연체율이 0.09%였던 것에 비하면 가파른 상승이다.

BNPL은 구매 거래를 할 때 결제 사업자가 소비자 대신 가맹점에 대금을 내고, 소비자는 나중에 여러 차례에 나눠서 결제 사업자에 돈을 갚을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 외상’ 서비스다. 신용카드와 구조가 비슷하지만, 소비자의 신용등급이나 소득에 제한이 없고 할부 이자와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돼 청년 세대 사이 인기를 끌었다.

BNPL은 서비스 시작 때부터 주요 이용자의 특성에 따른 연체 문제 등을 고려해 월 30만원으로 사용액을 제한했다. 그런데도 올 3월까지 3개사의 누적 가입자 수는 266만3557명, 총 채권액은 445억원에 이를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최승재 의원은 “업체당 이용 한도가 30만원 수준이라 해도 업체별로 중복해 이용할 경우 한도가 더욱 늘어날 수 있고, BNPL이 활성화된 유럽 등 해외의 경우 한도가 200만원 수준이라 한국도 향후 한도를 확대할 수 있다”며 “신용카드는 카드 수수료율이나 대손충당금 설정 등 각종 규제를 받고 있지만, BNPL은 혁신금융이라며 규제 체계가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 의원은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조건이던 채권 판매 제한 등이 있더라도 연체 채권이 단기간에 증가하고, 연체율이 5%에 달하는 상황 등에 대해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금융당국이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규제 체계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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