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반도체 ‘깜짝 반등’에 생산 4개월째 증가…“회복 판단 일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한국의 전(全)산업 생산과 소비가 전월 대비 증가했다. 하지만 아직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3월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ㆍ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1.6(2020년=100)으로 전월보다 1.6% 증가했다. 이는 작년 3월(1.9%) 이후 1년 만에 최대 폭 상승이다. 전산업 생산은 작년 11월(-0.5%) 감소한 뒤 12월(0.1%)과 올해 1월(0.0%), 2월(0.7%)에 이어 3월까지 증가 또는 보합을 기록했다.

전산업 생산 증가는 제조업(5.7%)을 비롯한 광공업 생산(5.1%)이 견인했다. 특히 반도체 생산이 전월 대비 35.1% 늘었다. 이는 2009년 1월(36.6%) 이후 14년 2개월 만에 최대 폭 증가다. 하지만 이런 반도체 생산 기록은 지난 달 역대급 감소 폭에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계약 일정 등에 따른 일시적인 요인으로 봐야 한다”며 “최근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감산 계획을 밝힌 것 등을 참고하면 전반적 추세는 감소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3월 반도체 생산을 1년 전과 비교하면 26.8% 감소했다.

이밖에 제조업 부문에서는 자동차(6.5%)와 전자부품(9.9%) 등의 생산이 늘었다. 반면 통신ㆍ방송장비(-31.5%), 의료정밀과학(-8.5%) 등은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보다 0.2% 늘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3월 108.1(2020년=100)로 0.4% 증가했다. 소매 판매는 올해 1월(-1.5%)까지 3개월 연속 감소한 뒤 2월(5.2%)부터 두 달 연속 증가했다. 3월에는 가전제품 등 내구재(0.4%)와 차량연료ㆍ화장품ㆍ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7%) 소비가 늘었다. 오락ㆍ취미ㆍ경기용품, 신발ㆍ가방 등의 준내구재 소비는 1.1%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 투자는 늘었으나 선박 등 운송장비 투자가 줄어 전체적으로 2.2% 감소했다. 건설기성도 토목 공사 실적은 늘었으나 건축 공사 실적이 줄어 3.3% 감소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9로 전월보다 0.6포인트 올랐다. 2월(0.3포인트)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심의관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최근 2개월간 상승했지만 전반적으로 그간의 하락 흐름에서 벗어났다고 보기에는 낮은 수준”이라며 “100보다 아래면 경기 순환적인 면에서 부진 내지 둔화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98.2로 0.3포인트 하락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7월부터 9개월 연속 감소하거나 제자리걸음 했다. 김 심의관은 “(3월에는) 광공업 생산이 큰 폭 증가했고 소매 판매와 서비스업 생산도 전월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갔다”면서도 “(경기가) 본격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기에는 이르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최악은 점차 벗어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승한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올해 1분기는 완만한 소비회복과 건설투자 실적개선 등에 힘입어 작년 4분기의 부진한 실물경기 흐름을 차츰 벗어나는 모습"이라면서 "향후 경기 흐름은 중국 리오프닝 효과 기대감, 서비스업 생산의 완만한 개선 흐름 등 긍정적 요인이 있지만, 글로벌 경기회복세 약화 가능성과 반도체 등 주력 정보기술(IT) 품목의 수출 부진 등이 부담 요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