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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전용사 손녀 부른 尹...연설 45분간 박수만 60차례 터졌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전 참전 용사에 대한 경의, 북한에 대한 경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

27일(현지시간)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상·하원 합동 의회 연설에서 강조한 키워드다. 45분간의 영어 연설을 통해 윤 대통령은 "한미 동맹은 정의로운 가치 동맹이며 평화의 동맹, 번영의 동맹"이라며 "미래 세대를 위한 새로운 여정도 함께 하자"고 말했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의 연설에 미 의원들은 26차례 기립박수를 포함해 61번의 박수갈채를 보내며 환호했다. 이날 하원 본회의장은 좌석 500여석이 꽉 찼고, 의원 보좌관과 의회 직원 등 200~300명은 서서 들을 정도로 윤 대통령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연설은 한국전 참전 용사에 대한 깊은 감사와 경의를 표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전혀 알지 못하는 나라,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국민을 지키기 위해 미군은 큰 희생을 치렀다"면서 한국전 참전 용사인 고(故) 윌리엄 웨버 대령을 언급했다. 이어 웨버 대령 손녀인 데인 웨버를 이 자리에 초청했다며 그를 소개하자, 의원들은 전원 기립해 웨버를 향해 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데인 웨버 옆에 앉은 김건희 여사도 기립 박수를 보냈다.

이어 윤 대통령은 "현대 세계사에서 '도움받는 나라에서 '도움 주는 나라'로 발돋움한 유일한 사례인 대한민국은 한미 동맹의 성공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자유, 평화의 가치를 강조하며 북한을 언급했다. 특히 "한미 동맹 70년과 정반대 길을 고집한 세력이 바로 북한"이라며 "자유와 번영을 버리고 평화를 외면한 북한과 자유민주주의를 선택한 대한민국은 분명하게 대조된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 위협을 한미의 단합된 의지로 억제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전날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층 강화된 확장 억제 조치에 합의했다면서 "날로 고도화되는 북핵 위협에 대응하려면 한미 공조와 더불어 한미일 3자 안보 협력이 가속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발언을 인용해 "용납할 수 없는 지점, 넘어서는 안 될 선이 있단 사실을 북한에 분명히 알려줘야 한다"면서 "북한이 하루빨리 올바른 길로 나오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연설에서 가장 큰 환호와 긴 박수가 나온 대목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했을 때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쟁은 국제 규범을 어긴 무력 사용이자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라며 "대한민국은 정당한 이유 없이 감행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력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하자 기립 박수가 터져 나왔다.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과 악수하는 윤석열 대통령. AP=연합뉴스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과 악수하는 윤석열 대통령. AP=연합뉴스

한미 동맹이 작동하는 무대를 확장해야 한다며 동맹의 새로운 청사진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미래로 전진하는 행동하는 동맹'의 비전을 담은 공동 성명을 채택했다"면서 "외교 안보를 넘어 인공지능, 퀀텀, 바이오, 오픈랜 등 첨단 분야 혁신을 함께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과거 노태우 전 대통령이 미국 상·하원 합동 의회 연설 때 "한국이 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나라가 될 것이며 언젠가 한국 대통령이 다시 이 영예로운 자리에 다시 서는 날, 내 얘기가 꿈이 아닌 현실이라고 말하게 될 것이다"고 했던 내용을 인용한 뒤 "이제 노 대통령의 꿈이 현실이 됐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신의 가호가 미국에 있기를(God bless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그리고 신의 가호가 우리 위대한 동맹에 있기를"이라며 연설을 마무리하자 김건희 여사 옆에서 연설을 경청하던 더글러스 엠호프 세컨드젠틀맨은 기립하며 양손으로 입나팔을 만들어 환호를 보냈다.

연설을 마치고 퇴장하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일부 미국 의원들이 사인을 요청했다. EPA=연합뉴스

연설을 마치고 퇴장하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일부 미국 의원들이 사인을 요청했다. EPA=연합뉴스

이날 윤 대통령은 입장할 때 관례에 따라 복도 양 끝에 자리한 의원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그레고리 믹스 전 하원 외교위원장 등 복도 쪽에 앉아 있지 않았던 의원 중 일부는 일부러 단상 앞까지 나와 윤 대통령에게 악수를 청했다. 윤 대통령이 연설을 마친 뒤 퇴장할 때도 일부 의원들이 몰려와 사인과 셀카 촬영을 요청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연설을 마치고 10분쯤 지난 뒤에야 본회의장을 나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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