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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文 가짜평화쇼와 다른 尹" 野 "이승만도 실망할 저자세 외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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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핵 확장 억제를 골자로 공동 발표한 워싱턴 선언에 대해 여야는 27일 “한·미 동맹의 퀀텀 점프가 이뤄지는 계기”(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최악의 시나리오 현실화”(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라는 정반대의 반응을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소인수회담을 마치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소인수회담을 마치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 정상회담은 한·미 동맹의 기반을 보다 튼튼히 하고 더 큰 미래로 나아가도록 결속을 다진 회담이었다”며 “특히 한국과 미국이 핵 정보를 사전에 공유하고 핵전력의 기획·실행 단계까지 함께 참여하도록 한 한·미 핵협의그룹(NCG) 창설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의 한반도 전개 확대엔 “미 핵 전략자산을 한반도 주변에 사실상 상시 배치해 유사시 한미가 응징 보복에 나설 것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전 세계 여러 나라 중 하나의 동맹국에 대해 핵 억제를 실현하기 위해서 구체적인 플랜을 선언하고 대통령이 약속한 최초의 사례”라고 덧붙였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최고위원도 “윤 대통령이 한·미 상위방호조약 70년을 맞아 최상의 외교 약속을 만들어냈다”며 “과거에도 핵우산이란 말이 있었지만 우리는 미국이 어떻게 핵무기를 사용하는지 알지 못했는데, 이번 선언으로 그 공백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미국의 핵 공유 계획 발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커다란 타격이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2023.04.27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2023.04.27

국민의힘은 과거 문재인 정부 외교와 대비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 정부는 ‘가짜평화 쇼’에 불과한 종전선언에 집착하면서 5년 내내 굴종적 대북관을 일삼고, 실체도 없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강요하며 북한 눈치 보기에 급급했다”며 “결과적으로 북한이 핵 고도화를 이루는 시간만 벌게 해줬다”고 말했다. 가짜평화 쇼는 2017년 4·27 판문점 선언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표가 썼던 표현이다.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도 “문 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는 분명히 있다’(2021년 신년 기자회견)라고 국민 앞에서 호언장담했다”며 “김정은에 사기당해 비핵화 부도수표를 받아든 문 전 대통령은 보증 잘못 섰다가 집을 날린 격”이라고 비판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번 선언은) 상대방의 선의에 기대는 가짜 평화가 아닌 구체적인 확장 억제책”이라고 말했다.

반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이번 회담은 의전과 환대를 대가로 철저히 국익과 실리를 내준 회담이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안보 전문가들은 2021년 한·미 정상회담에서 진전된 것이 없으며 기존 미국의 핵우산 정책과 크게 달라진 게 무엇인지 되묻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심지어 윤 대통령 순방 일정 중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를 들러리쯤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김민석 정책위의장도 “역대 한국 정부가 추진해 왔던 확장 억제 전략에 비해 큰 진전이 없다”며 “미국의 말만 믿지 않고 자주국방을 시도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때론 벼랑 끝 전술을 하면서 대일 독자성을 지킨 이승만 전 대통령이 돌아온다면 매우 실망했을 가성비 낮은 저자세 외교였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필요하다면 민주당이 독자로 방미단을 보낼 것을 당 지도부에 건의하겠다”라고도 말했다.

이 밖에도 회의에선 “대일·대미 굴종 외교로 국익을 훼손하고 국격의 자존감을 실추시키고 안위마저 위태롭게 하는 윤 대통령은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강민정 의원) “윤 대통령의 외교참사는 국익을 해치는 수준. 자해 외교”(박영순 의원) 같은 거친 말도 쏟아졌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은 “빈 수레가 요란하다. 한마디로 현찰 주고 어음 받은 밑진 장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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