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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인재 동맹'도 나섰다…청년 교류에 6000만달러 투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장인 백악관 로즈가든으로 들어오고 있다. 강정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장인 백악관 로즈가든으로 들어오고 있다. 강정현 기자

한·미 양국이 '미래 산업'에 이어 '미래 인재' 동맹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미 동맹 70주년을 계기로 이공계 청년 교류를 위해 6000만 달러(약 800억원)를 공동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후 나온 정상선언문에는 양국이 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 미래 인재들의 인적 유대와 교육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한미 동맹 70주년인 올해를 기념해 각 2023명의 양국 학생 대상으로 각각 3000만 달러씩 총 6000만 달러 규모의 특별교류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데 합의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양국 미래 세대의 교류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한미 이공계 청년 특별교류 이니셔티브'는 반도체·배터리·바이오·AI 등 이공계(STEM) 분야에 초점을 맞췄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교육부 등에 따르면 이번 이니셔티브는 크게 둘로 나눠진다.

한미 양국은 우선 첨단 분야 미래 인재를 키우기 위해 1500만 달러 규모의 '풀브라이트 첨단 분야 장학 프로그램'을 신설하기로 했다.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은 학업과 연구, 전문성 교류 등을 목적으로 전 세계 160여 개국에서 운영·지원하는 미국의 대표적 장학 프로그램이다.

새로 생기는 프로그램은 두 나라의 첨단 분야 석·박사 학위, 연구 과정 등을 지원하게 된다. 한국의 대학(원)생 100명이 미국의 첨단 분야 석·박사 학위과정을 이수하고, 미국의 첨단 분야 연구자 100명은 한국 대학에서의 연구를 지원받는 식이다. 미국 정부는 이번에 신설되는 게 풀브라이트의 단일 이공계 프로그램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두 나라는 이공계 대학생 특별교류 프로그램도 추진한다. 대학에서 6개월에서 1년까지 단기로 첨단 분야 전문지식을 쌓고, 첨단산업 현장을 견학하거나 체험할 기회도 제공하는 게 골자다.

대상자는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 종사하거나 연구하길 희망하는 동시에 첨단 기술을 깊이 있게 배울 의지가 있는 청년이다. 특히 미국 청년은 한국 방문 시 한국어나 한국 문화를 배울 기회도 얻게 될 예정이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이 강점을 가진 반도체 설계·AI·우주 분야와 한국이 앞서가는 반도체 공정·배터리·디스플레이 등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양국 정부는 이번에 발표된 청년 교류 이니셔티브를 내년 중에 착수한다는 목표다. 한·미 정상회담 후에도 꾸준히 소통하면서 프로그램 내용 등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올해 안에 양국이 상세한 프로그램 설계를 진행할 예정이다. 교류 대상자 선발 기준 등은 연말이나 내년 초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투자 재원 6000만 달러는 기본적으로 한·미 정부가 조성한다는 방침이지만, 관심있는 민간 기업·단체에서 참여할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이공계 중심으로 교류를 진행하겠지만, 향후 선발 상황에 따라 인문사회 분야 학생이 참여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공계를 중심으로 한 청년 교류가 물꼬를 트면서 한·미 산업 동맹을 넘어 인적 동맹도 긴밀해지는 모양새다. 앞서 양국 기업들은 업무협약(MOU)과 투자 신고식 등으로 SMR(소형모듈원자로)·이차전지·수소 같은 유망 산업 협력을 강화한 바 있다. 미국의 주요 기업들은 59억 달러(약 7조9000억원) 규모의 대(對) 한국 투자를 약속했고, 한국 기업들도 미국 첨단산업 기업 등과의 협력 계획을 연이어 내놨다. 정부는 이번 이니셔티브로 향후 첨단산업 경쟁력의 핵심이 '미래 인재'라는 점에 양국이 공감했고, 정부·기업 중심이던 첨단산업 동맹이 청년 간 협력으로 확대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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