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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순간 달 충돌한 듯"…日, 세계 최초 민간 달 착륙 실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 벤처기업 '아이스페이스(ispace)'가 개발한 무인 달 착륙선이 26일 새벽 달 착륙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고도를 낮춰 달을 향해 접근했지만 달 표면에 도달하기 직전 통신이 두절됐다. 회사 측은 기체가 달 표면에 충돌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번 임무 실패로 아이스페이스가 도전했던 '민간 기업에 의한 세계 최초의 달 착륙' 기록은 다시 미뤄지게 됐다.

아이스페이스가 개발한 달 착륙선 모형이 26일 일본 도쿄 일본과학미래관에 전시돼있다. EPA=연합뉴스

아이스페이스가 개발한 달 착륙선 모형이 26일 일본 도쿄 일본과학미래관에 전시돼있다. EPA=연합뉴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이스페이스의 무인 달 착륙선은 일본 시간으로 이날 오전 0시 40분쯤부터 약 한 시간에 걸쳐 가스를 분사하며 속도를 늦춰 오전 1시 40분쯤 달 표면에 도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달 표면에 닿기 직전, 통신이 꺼져 회복되지 않았다. 하카마다 다케시(袴田武史) 아이스페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달 착륙선의 연료가 떨어져 달 표면에 낙하해 충돌한 것으로 보인다"며 "착륙 직전에 통신이 두절돼 착륙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달 착륙선의 추진 연료 잔량이 없어져 하강 속도가 급속하게 상승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달 표면에 '하드 랜딩'(경착륙)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하카마다 최고경영자는 그러나 "착륙할 때까지 자료를 얻은 것은 대단한 성과"라며 "이러한 성과를 점검하는 것은 향후 미션에서 착륙을 포함한 기술의 성숙도를 높이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내년, 내후년에도 달 착륙선 발사" 

2010년에 설립된 아이스페이스는 25개국 이상에서 약 200명이 참가한 팀을 구성해 달 착륙선을 개발해왔다. 이번에 발사한 달 착륙선의 크기는 높이 2.3m, 폭 2.6m, 무게는 340㎏로 아랍에미리트(UAE)의 10㎏짜리 탐사 로봇 '라시드'와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장난감 업체 다카라 토미와 공동 개발한 공 모양의 변형 로봇 등이 실려 있다.

하카마다 다케시 아이스페이스 최고경영자(왼쪽)를 비롯한 아이스페이스 관계자들이 26일 도쿄 일본과학미래관에서 독자 개발한 달 착륙선의 달 착륙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하카마다 다케시 아이스페이스 최고경영자(왼쪽)를 비롯한 아이스페이스 관계자들이 26일 도쿄 일본과학미래관에서 독자 개발한 달 착륙선의 달 착륙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번 탐사선은 작년 12월 11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일론 머스크의 우주·항공기업인 스페이스Ⅹ의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발사 후 약 4개월 만에 달 고도 약 100㎞ 궤도에 진입해 착륙을 시도할 수 있게 됐다.

'하쿠토-R'로 명명된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민간 기업이 개발한 달 착륙선이 처음으로 달 표면에 도달하는 기록이 세워진다. 동시에 일본이 러시아, 미국, 중국에 이어 네 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한 나라가 된다는 점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아이스페이스는 내년과 2025년에도 한 차례씩 달 착륙선을 발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착륙을 성공시킨 후엔 달 표면에 물품을 정기적으로 보내는 사업 등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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