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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7만개 쏟아낸다…넷플릭스 3조 투자로 주가 뛴 K콘텐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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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후(현지시간) 방미 첫 일정으로 워싱턴D.C. 영빈관 접견실에서 넷플릭스 테드 서랜도스 공동대표를 접견했다. 강정현 기자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후(현지시간) 방미 첫 일정으로 워싱턴D.C. 영빈관 접견실에서 넷플릭스 테드 서랜도스 공동대표를 접견했다. 강정현 기자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기업인 넷플릭스가 앞으로 4년간 한국에 25억 달러(약 3조3000억원)를 투자한다. 국내 영상콘텐트 산업 투자유치 사상 최대 규모다. 국내 제작사·배급사뿐 아니라 더빙·특수효과 업체까지 특수를 누릴 전망이다.

넷플릭스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K콘텐트 산업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방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24일 오후 워싱턴 백악관 영빈관 접견장에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대표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서랜도스 대표가 앞으로 4년간 K콘텐트에 25억 달러, 약 3조3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직접 소개했다. 서랜도스 공동 대표는 “이는 한국에 진출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투자한 총금액의 2배에 달하는 액수”라며 “이렇게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한국의 창작 업계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2016년 이후 2021년까지 한국 콘텐트에 약 1조원을 투입했다. 이 기간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스탠드업 코미디, 예능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약 130여 편 이상의 ‘넷플릭스 한국 작품’이 제작됐다. 넷플릭스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투자 위축 속에서도, 넷플릭스는 한국 진출 이후 단 한 차례도 한국 콘텐트를 향한 투자를 멈춘 바 없었다”고 강조했다.

콘텐트 산업 일자리 6만8000개 창출 

2021년 '오징어 게임'은 역대 넷플릭스 콘텐트 중 가장 흥행한 작품으로 꼽힌다. 사진 넷플릭스

2021년 '오징어 게임'은 역대 넷플릭스 콘텐트 중 가장 흥행한 작품으로 꼽힌다. 사진 넷플릭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이번 성과는 K콘텐트 산업에 대한 최대 규모의 투자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넷플릭스의 투자 결정은 윤 대통령이 새롭게 역점을 둔 K콘텐트 산업 활성화의 상징적 결과물”이라면서 “콘텐트 산업 일자리 6만8000여개를 창출하고 MZ 세대가 선호하는 콘텐트 산업이 재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투자 확대 소식에 콘텐트 종목은 강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2500선이 깨지며 1.37% 하락 마감했지만, 영화 배급사인 쇼박스는 전 거래일 대비 11.46% 올랐다. 스튜디오드래곤, 덱스터, 콘텐트리중앙, 초록뱀미디어 등 콘텐트 기업도 장중 6~14%까지 올랐다가, 오후 들어 상승 폭을 줄여 1~3% 상승 마감했다. 대신증권은 스튜디오드래곤에 대해 “넷플릭스와의 계약 연장 및 디즈니+와 신규 계약으로 마진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넷플릭스는 한국 창작자와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왔다. 넷플릭스 역대 1위 흥행 기록을 쓴 ‘오징어 게임’에 이어 지난 1분기에는 ‘더 글로리’가 역대 비영어 TV 부문 콘텐트 중 가장 많이 본 콘텐트 5위에 올랐다. 역대 비영어 TV 부문 콘텐트 10편 중에는 1위 ‘오징어 게임’을 포함해, 4위 ‘지금 우리 학교는’, 5위 ‘더 글로리’, 7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까지 총 4개 한국 작품이 이름을 올렸다.

제작사 외 특수효과·더빙 업체도 지원  

한국 시리즈 ‘더 글로리’는 지난 1분기 역대 비영어 TV 부문 콘텐트 중 가장 많이 본 콘텐트 5위에 올랐다. 사진 넷플릭스

한국 시리즈 ‘더 글로리’는 지난 1분기 역대 비영어 TV 부문 콘텐트 중 가장 많이 본 콘텐트 5위에 올랐다. 사진 넷플릭스

이번 넷플릭스 투자는 작품 제작을 넘어 특수효과(VFX), 특수분장(SFX), 후반 작업(Post Production), 제작 재무(Production Finance), 현장 지원 등 콘텐트 제작 전반에 포진해있는 한국 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국 콘텐트뿐만 아니라, 이를 제작하는 한국 창작자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 가장 눈에 띄게 성장한 곳은 K콘텐트의 현지화에 중요한 더빙 및 자막 업계다. 더빙은 한때 사양 산업으로 여겨졌으나, 한국 콘텐트의 해외 흥행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더빙 및 자막 전문 기업인 아이유노 SDI 그룹의 경우 2015년 넷플릭스와 파트너십을 맺을 당시 약 10개국 언어를 지원했다. 현재는 약 60개국의 언어 더빙이 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한 글로벌 회사로 성장했다.

특수시각효과 및 특수 분장, 색 보정, 음향 등 콘텐트 제작의 세부 단계에 있는 기업 중에서도 넷플릭스 투자로 성장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 특수 분장 전문 기업 셀은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구축했고, 덱스터스튜디오의 음향 자회사 라이브톤은 2021년 기준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한 콘텐트 물량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외에 VFX 전문 기업 웨스트월드는 2018년 설립 당시 10명이었던 2021년 기준 170명으로 증가했다. 나아가 지식재산권(IP)을 중심으로 웹툰, 웹소설 및 음악 등 연계 콘텐트 산업 활황을 이끎과 동시에, 이외에도 패션, 뷰티, 관광 등 이종 산업까지 낙수 효과를 누리고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과거 해외 OTT 플랫폼이 투자에 나설 경우 국내 제작사에만 비용을 지불했기 때문에 그래픽 또는 사운드 믹싱의 컬리티가 다소 떨어지는 경우가 있었다”며 “시각·음향 효과에 대한 기준이 까다로운 넷플릭스가 세부적인 창작자들에게도 직접 돈을 지불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K콘텐트의 전달력과 완성도가 한층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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