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승현(60) 국기원 태권도시범단장이 월드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다. 기네스북 역사상 최초이자 최고령 공중 격파 부문 등재자로 이름을 남겼다. 자신의 60세 생일에 작성해 더욱 뜻깊은 기록이 됐다.
남 단장은 23일 서울 국기원 중앙수련장에서 열린 기네스북 도전 행사에서 자신의 신체적 능력만을 사용해 두 차례 공중 점프 기술을 선보였다. 먼저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하며 머리 위 칼끝에 꽂힌 사과를 발로 차 산산조각 냈다. 이어 도움닫기 후 테이블 두 개를 쌓아 만든 도약대를 딛고 훌쩍 뛰어올라 3.1m 높이의 송판을 격파했다.
통상적으로 태권도 시범에서 공중 격파의 경우엔 점프 과정에 보조자의 도움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남 단장은 태권도 시범단과 함께 한 지난 40여년 간 고정된 사물을 이용하는 등 자신의 힘만을 이용해 점프하는 방식을 고집해 유명세를 탔다.
월드기네스협회가 남 단장의 3.1m 고공 격파를 기네스북에 등재하기로 결정한 이유 또한 60세 성인의 통상적인 신체 능력으로는 불가능한 경지라 봤기 때문이다.
남 단장은 지난 1982년 용인대 태권도학과에 1기생으로 입학한 직후 태권도 시범 부문에 입문했다. 이후 1999년부터 2001년까지 세계태권도한마당 종합 격파 부문에서 3회 연속 우승해 이 부문 최고수로 자리매김했다. 특히나 1999년엔 ‘왕중왕’에 올라 격파 세계 1인자로 인증 받았다.
이후 가천대, 한중대, 계명대 등에서 교수로 활동하며 후학을 양성했다. 지난 2000년엔 코치로 합류하며 국기원 태권도시범단과 인연을 맺은 뒤 감독과 단장을 거치며 영역을 확장했다. 태권도 9단증을 거머쥐었고, 국제사범 1급 자격증도 취득했다. 세월이 흐르며 나이가 들고 지위가 높아졌지만, 남 단장은 태권도 시연을 멈추지 않았다.
기네스북 등재 성공 판정을 받은 직후 남 단장은 “태권도와 함께 한 이후 내 삶은 매일 감사함 뿐이었다”면서 “내 나이에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모든 게 태권도가 나에게 준 혜택이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여전히 컨디션이 좋고 후배들과 훈련도 지속하겠지만, 앞으로 현장에서 뛰는 건 자제하기로 마음먹었다”면서 “나보다 더 훌륭한 후배들을 키워내 태권도 발전에 이바지하는 걸 남은 목표로 삼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