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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SKT 에이닷, ‘이루다’와 손잡는다…글로벌 소셜AI 가능할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SK텔레콤의 AI 에이전트 서비스 ‘에이닷(A.)’ [사진 SK텔레콤]

SK텔레콤의 AI 에이전트 서비스 ‘에이닷(A.)’ [사진 SK텔레콤]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를 만든 국내 스타트업 스캐터랩과 손을 잡는다. SK텔레콤의 AI 서비스 ‘에이닷(A.)’에 들어갈 감성형 비서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기로 한 것. 국내 AI 스타트업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SK텔레콤의 ‘K-AI 얼라이언스’가 챗GPT에 맞설 AI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을까.

무슨 일이야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SK텔레콤은 스캐터랩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상환전환우선주(RCPS) 형태로 150억원 규모 지분 투자를 실시했다고 24일 밝혔다. 상황전환우선주는 이자율과 만기를 정해놓기 때문에 향후 SK텔레콤이 스캐터랩의 지분을 보통주로 바꿀 수도, 원금에 이자를 더해 상환을 요구할 수도 있다. 스캐터랩의 성장세에 따라 SK텔레콤이 선택할 수 있는 것. 두 회사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감성대화형 AI 에이전트(비서)를 개발하고 지식뿐 아니라 감성 영역에 강한 초거대 언어모델(LLM)도 함께 만들기로 했다.

어떻게 한대

① 감성 입는 에이닷: SK텔레콤이 지난해 5월 앱으로 출시한 에이닷은 AI 친구나 비서를 지향한다. 지식 제공 외에 이용자 친화적 답변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취지다. 스캐터랩과의 제휴는 에이닷 AI에 감성 기능을 채우려는 데서 시작됐다. 두 회사가 자신의 서비스를 개발하되 에이닷 안에 들어갈 감성형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겠다는 것. SK텔레콤 관계자는 “스캐터랩은 사람 간의 관계, 시공간 맥락 추론 등이 담긴 감성 대화 기술력을 갖고 있다”며 “이용자가 고민도 터놓을 만한, 사람 같은 서비스로 에이닷이 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② 챗GPT에 맞설 K-AI 연합: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에서 SK텔레콤은 국내 AI 기술 기업들과 K-AI 얼라이언스를 출범했다. 몰로코, 베스핀글로벌, 사피온, 코난테크놀로지 등이 이름을 올렸고, 이번에 스캐터랩도 합류한다. 김용훈 SK텔레콤 에이닷추진단 최고에이닷서비스책임자(CASO)는 “K-AI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개방과 협력을 통해 AI 생태계 활성화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스캐터랩의 AI 챗봇 이루다2.0 [사진 스캐터랩]

스캐터랩의 AI 챗봇 이루다2.0 [사진 스캐터랩]

이게 왜 중요해

① 커지는 AI 시장: 오픈AI의 챗GPT 충격 이후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 등은 초거대AI 사업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SK텔레콤도 에이닷이 가입자용 부가서비스에 머물지 않고 회사의 주력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집중 투자해, 장기적으로는 AI 서비스 회사로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대화형 AI 시장 규모는 지난해 68억 달러(약 7조8000억원)에서 2026년 184억 달러(약 22조원)으로 연평균 21.8% 성장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스캐터랩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감성형 AI로 존재감을 보이겠다는 계획이다.

② 논란 없는 감성AI 가능할까: 넘어야할 과제도 있다. 감성적 접근이라는 AI 서비스 특성상, 정보 제공 AI보다 논란에 휩싸일 위험이 클 수 있다. 실제 스캐터랩이 선보인 AI 챗봇들(이루다, 강다온)은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이 된 이력이 있다. 2020년 말 공개된 이루다1.0은 특정 서비스의 남녀 대화 기록을 그대로 학습했는데, 장애인이나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발언이 문제가 돼 서비스를 중단했었다. 이후 스캐터랩은 생성AI LLM ‘루다 젠1’을 개발했고 지난해 선보인 이루다2.0과 올해 2월 공개한 강다온에 이를 적용했다. 하지만 강다온 역시 불법 촬영을 연상시키는 발언을 하기도 해 재차 논란이 됐다. SK텔레콤은 지식과 감성을 모두 갖춘 AI를 목표하고 있지만 생성AI의 돌발 발언은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다. 오혜연 KAIST 전산학부 교수는 “생성AI로 인간과 같이 말하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불확실성도 크기 때문에 (서비스 개발 기업은) 학습 데이터와 훈련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캐터랩의 AI 챗봇 강다온 [사진 스캐터랩]

스캐터랩의 AI 챗봇 강다온 [사진 스캐터랩]

앞으로는

김영준 SK텔레콤 에이닷추진단 담당은 지난 2월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SK텔레콤이 보유한 고객 데이터를 챗GPT 형태로 고도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통신 시장에 적합한 서비스뿐 아니라 수익화 비즈니스 모델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챗GPT나 구글 바드 등에 맞설 글로벌 서비스로 키울 수 있을지가 관건. 이 과정에서 K-AI 얼라이언스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김종윤 스캐터랩 대표는 “SK텔레콤과 협력을 통해 ‘소셜AI’를 위한 초거대 언어모델 학습을 진행하는 등 기술 고도화에 주력할 것”이라며 “글로벌 AI 시장에서 손꼽히는 스타트업으로 성장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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