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TSMC 따라잡는다” 삼성의 장담, 쉽지 않은 이유

  • 카드 발행 일시2023.04.24

“장비를 운반해 오던 배가 태평양 한가운데서 침몰하면 어떻게 할 텐가.”

1980년대 초 경기도 용인시 기흥반도체 공장 공사 현장을 찾은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회장이 직원들에게 던진 질문이다. 누구도 선뜻 대답하지 못하자 이 창업회장은 “그럴 때 바로 회의가 필요하다”며 “대체할 만한 장비가 다른 곳에 있는지, 없으면 어떻게 만들 것인지 모두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라”고 답을 내놨다.

3년→6개월로 공사 기간 단축한 비결

그의 말처럼 공사 현장에서는 비상회의가 자주 열렸다. 보통 2~3년 걸리는 반도체 공장을 6개월 만에 지어야 하는 ‘특명’을 현실로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180일 동안 26만 명이 24시간 공사에 매달린 결과 1984년 3월 공장이 완공됐다. 첫 삽을 뜬지 6개월 만이었다.

삼성이 반도체 사업 계획을 처음 세상에 알린 것은 1983년 2월, 이병철 회장의 이른바 ‘도쿄 선언’을 통해서다. 하지만 이보다 앞선 1974년, 반도체 사업에 일찍이 관심을 둔 고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당시 이사)은 한국반도체(삼성반도체) 지분 50%를 인수했다.

당시만 해도 이병철 회장은 반도체 사업에 확신이 없었다고 알려졌다. 이후 오히려 삼성반도체 사정이 어려워진 것을 계기로 이병철 회장이 반도체 연구에 뛰어들게 됐고, 도쿄 선언과 함께 삼성은 그때만 해도 엄두를 못 낼 64K D램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