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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하이엔드] 제네바에 다시 열린 하이엔드 시계 축제, 125개국 4만3000명 찾았다... 워치스앤원더스 202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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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만 해도 시계 산업을 대표하는 박람회는 한 세기 이상의 역사를 가진 바젤월드(BaselWorld)였다. 시계 브랜드뿐만 아니라 부품·공구·기계 등 시계 제조에 필요한 모든 물품의 거래가 이뤄지는 큰 규모의 시장 같았다. 그러나 주최 측과 브랜드 간에 부스 자리 선정, 참가 비용에 관한 문제가 불거져 브레게·오메가 등을 보유한 스와치그룹 내 브랜드와 불가리·위블로·제니스·태그호이어를 품은 LVMH 소속 브랜드 그리고 롤렉스·파텍필립·쇼파드·에르메스·샤넬 등의 거대 독립 브랜드가 2~3년 사이 박람회를 빠져나갔다.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에서 열린 워치스앤원더스 전경(위 사진). 올해는 복잡한 기능을 하이 컴플리케이션 워치와 시선을 잡아끄는 다양한 컬러 시계가 출품작의 큰 흐름이다. 여가 시간의 확장으로 인한 스포츠 워치도 대세로 떠올랐다. [사진 워치스앤원더스]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에서 열린 워치스앤원더스 전경(위 사진). 올해는 복잡한 기능을 하이 컴플리케이션 워치와 시선을 잡아끄는 다양한 컬러 시계가 출품작의 큰 흐름이다. 여가 시간의 확장으로 인한 스포츠 워치도 대세로 떠올랐다. [사진 워치스앤원더스]


워치스앤원더스 제네바 2023
대중·애호가 위한 시계 고루 선봬
럭셔리 제품 수요 증가로 성장세
한국, 열번째 스위스시계 수입국

바젤월드 불참을 선언한 브랜드는 또 하나의 굵직한 시계 박람회인 워치스앤원더스로 자리를 옮겼다. 보통 20개 내외의 브랜드로 부스를 채웠던 워치스앤원더스가 시계 박람회의 새로운 강자가 됐다. 까르띠에·바쉐론 콘스탄틴·IWC·반클리프 아펠·피아제·예거 르쿨트르·파네라이·몽블랑·로저드뷔 등을 보유한 리치몬트 그룹 산하 브랜드가 다른 브랜드들과 힘을 합쳐 워치스앤원더스를 키웠다. 스와치그룹 내 브랜드는 별도로 신제품을 발표한다.

어느 때보다 열띤 시계 경합의 장

3월 27일부터 4월 2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워치스앤원더스는 기대치를 뛰어넘는 성과를 냈다. 공식 보도자료에 의하면 125개국에서 온 4만3000여 명이 박람회장을 찾았다. 2022년 2만2000명에 비해 2배 가까운 수치다. 5400개의 소매업체도 박람회장에 참가했다. 시내 투숙객 수가 3만5000명에 이를 정도로 제네바의 낮과 밤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의 공유 건수도 사상 최고치다. 주최 측은 박람회 이름(#watchesandwonders)을 표기한 게시물 수를 180만 건, 그 게시물을 본 사람을 6억 명으로 추산했다.  행사 마지막 이틀간은 일반인의 입장이 가능했다. 1만2000장의 입장권은 일찌감치 동났다. 흥미로운 사실은 입장권의 25%를 25살 미만의 사람이 샀고, 전체 관람객의 평균 연령이 35살이라는 점이다. 시계 산업과 문화가 젊은 세대에게 관심거리라는 것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IWC 인제니어 오토매틱 40. [사진 IWC]

IWC 인제니어 오토매틱 40. [사진 IWC]

까르띠에 프리베 탱크 노말 스켈레톤. [사진 까르띠에]

까르띠에 프리베 탱크 노말 스켈레톤. [사진 까르띠에]

활기를 되찾은 스위스 시계 산업

박람회 개최에 앞서 스위스 시계 산업 연맹(Federation of the Swiss Watch Industry FH)이 스위스산 시계의 전년도 수출 결과를 발표했다. 2022년 총 수출액은 약 248억 스위스프랑(한화 약 36조4406억원)이다. 2021년 대비 11.4% 인상됐다. 중국(홍콩 포함)·미국·일본 3대 주요 시장 중 중국의 수출액이 많이 감소했다. 그런데도 스위스 시계 산업은 성장했다. 스위스가 중국으로 판매한 시계 수출액은 약 44억 7230만 스위스프랑(한화 약 6조5718억 원)으로 하락 폭은 전년 대비 24.1%다. 한국은 약 7억 6370만 스위스프랑(한화 약 1조 1224억원)어치의 시계를 사들였다. 2021년 대비 1.9% 늘었고, 스위스 시계 수출 전체 금액의 3.1%에 해당한다. 앞선 세 나라와 영국·싱가포르·독일·프랑스·아랍에미리트·이탈리아에 이어 열 번째로 스위스산 시계를 많이 산 나라로 기록됐다.

결과적으로 전체 수출액은 증가했지만, 판매 및 제조 여건은 좋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한 중국의 보건 상황은 시계 수출입의 직격탄이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상황도 미미하게 영향을 줬다. 시계 기업은 원자재 부족·생산 비용 증가로 어려움을 겪었다. 주문을 받은 후 완성품을 소매업자 혹은 각 나라 지사에 건네는 시간(리드 타임)도 늘어났다. 인력 부족도 장애물이었다. 그럼에도 럭셔리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 등으로 스위스 시계 산업 연맹은 2023년의 시계 수출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예거 르쿨트르 리베르소 히브리스 아티스티카 칼리버 179. [사진 예거 르쿨트르]

예거 르쿨트르 리베르소 히브리스 아티스티카 칼리버 179. [사진 예거 르쿨트르]

소비자를 유혹하는 시계 출품

고급 시계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겨냥해 이번 워치스앤원더스 박람회에서 다수의 시계 기업은 ‘팔릴 만한’ 시계를 대거 공개했다. 여가 시간 증가에 따라 레저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스포츠 워치가 대세로 떠올랐다. 파일럿, 다이버 등 전문가용 제품뿐만 아니라 정장과 캐주얼 차림에 모두 잘 어울리는 범용 시계 출시가 도드라진다. 시계의 크기는 작아졌다. 종전 제품보다 지름 2~3㎜ 작게 만든 제품이 많았다. 손목이 가는 아시아 지역 소비자에게 어필하려는 의도다. 블랙·화이트·블루에서 벗어나 알록달록한 다이얼을 탑재한 시계 또한 올해의 큰 흐름이다.

바쉐론 콘스탄틴 트래디셔널 투르비용 레트로그레이드 데이트 오픈페이스.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바쉐론 콘스탄틴 트래디셔널 투르비용 레트로그레이드 데이트 오픈페이스.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물론 박람회에 참가한 브랜드 대다수는 애호가의 수집 욕구를 자극하는 시계를 전면에 내세운다. 스무 가지가 넘는 기능을 탑재한 하이 컴플리케이션 워치, 수백개의 다이아몬드로 손목을 휘감는 주얼리 워치, 시계 다이얼을 작은 도화지 삼아 조각·페인팅 등 장인의 예술혼을 불어넣는 아트 피스까지 브랜드 각각의 기술과 디자인 철학을 반영한 제품들이다.

에르메스 H08. [사진 에르메스]

에르메스 H08. [사진 에르메스]

태그호이어 까레라 데이트 36mm. [사진 태그호이어]

태그호이어 까레라 데이트 36mm. [사진 태그호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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