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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돈봉투 의혹' 대국민 사과…"송영길 사람 보내 데려오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돈 봉투 논란’의 당사자인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기자회견을 예고한 가운데 당 지도부에선 “귀국하지 않을 경우 징계를 검토하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19일 오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한 거리에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파리경영대학원(ESCP) 방문 연구교수로 파리에 체류중인 송 전 대표는 오는 22일 오후 4시(현지시간, 한국시간 오후 11시) 특파원을 대상으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신을 둘러싼 ‘돈봉투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뉴스1

19일 오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한 거리에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파리경영대학원(ESCP) 방문 연구교수로 파리에 체류중인 송 전 대표는 오는 22일 오후 4시(현지시간, 한국시간 오후 11시) 특파원을 대상으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신을 둘러싼 ‘돈봉투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뉴스1

민주당은 20일 오후 의원총회에서 “송 전 대표가 즉각 귀국해서 의혹에 대해 낱낱이 실체를 밝혀야 한다”는 데 의원 전원의 의견을 모았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브리핑에서 “최근 불거진 의혹은 국민과 당원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일”이라며 “당 지도부가 사과했으나 (재차) 국민께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어 “의원들의 뜻을 받아서 송 전 대표도 향후 행동을 취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최근 공식·비공식 회의에서 “송 전 대표가 기자회견을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공유하고, 이를 송 전 대표 측에 여러 경로로 전달했다고 한다. 지도부 관계자는 “질의응답을 하다 보면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모른다. 하지 않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한 최고위원은 “(지도부) 전부가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회의 석상에서 ‘그런 의견을 전달하자’는 얘기가 있었으니 친분이 있는 분들이 소통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송 전 대표는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기 귀국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22일에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당내에선 “파리에 사람을 보내는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비공개 의총에서도 안규백 의원이 “송 전 대표가 (귀국에) 소극적이라면 사람을 보내서 같이 데려오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지도부 일각에선 송 전 대표가 귀국하지 않을 경우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최고위원은 “당헌·당규상 최고위원회의 의결로 비상 징계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지도부 관계자도 “탈당 요구라도 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당헌·당규 윤리심판원 규정에 따르면 당 대표, 최고위 등은 당원의 해당 행위가 있다고 판단할 때 당 윤리심판원에 조사를 명할 수 있고, 윤리심판원은 경고, 당원자격정지, 제명 등을 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해 9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송영길 상임고문의 발언을 듣고 있다. 김경록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해 9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송영길 상임고문의 발언을 듣고 있다. 김경록 기자

2021년 전당대회 당시 송 전 대표와 막판까지 경합했던 홍영표 의원은 이날 처음으로 '돈 봉투' 살포 의혹에 대해 “당사자의 신속하고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당은 온정주의를 단호히 배격하고 무너진 도덕성을 회복해야 한다”며 “당을 혁신해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드리고 당내 민주주의가 제대로 지켜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이날 라디오에서 ‘송 전 대표가 정계를 은퇴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 이래 놓고 미련을 가진들 가능하겠나. 구질구질하면 사람만 더 추하게 마무리된다”고 말했다.

다만 당 고위 관계자는 “지도부 다수가 송 전 대표에게 전화해 귀국하란 뜻을 전했는데, 그간 ‘귀국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던 그가 최근엔 ‘알았다’고 답하는 등 다소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며 “그런데도 현지 기자회견을 하겠다는 방침은 그대로라서 어떤 마음인지 정확히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와 송 전 대표의 관계를 들며 ‘이심송심(李心宋心)’이라고 공격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이 대표가 송 전 대표와 30분간 전화통화를 했다고 하는데, 도대체 무슨 대화를 나눈 것이냐. 서로 말 맞춰서 진실을 은폐하기로 모의라도 한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쩐당대회‘ 사건에 ’이심(李心)‘이 있었다는 의혹에서 벗어나려면, 이 대표는 송 전 대표의 즉각 귀국을 지시하고 민주당 차원에서 수사에 적극 협조하라고 지시하고 독려해야 마땅하다”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돈 봉투 살포자로 지목된)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해서는 즉각 징계해야 할 것임에도 왜 아무런 조치도 하고 있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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