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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서정희 폭행 등에 퇴출…서세원, 캄보디아서 링거 맞다 사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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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인기를 끌었던 코미디언 서세원이 20일 사망했다. 67세.

외교당국 등에 따르면 서씨는 이날 오전 11시쯤 캄보디아 프놈펜에 있는 한 한인병원에서 링거를 맞던 중 심정지 상태에 빠졌다가 사망에 이르렀다. 2015년 배우 서정희와 이혼 후 23살 연하 여성과 재혼한 그는 사업차 건너간 캄보디아에 거주해왔다. 최근에는 현지 교회에서 목사로 활동 중인 근황이 전해지기도 했다. 현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서씨에게 평소 당뇨병이 있었다. 그의 가족이 시신을 한국으로 옮겨와 장례를 치를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인 서세원이 20일 오전(현지시간) 캄보디아의 한 병원에서 링거 주사를 맞다 사망했다. 사진은 지난 2015년 4월 법원 출석 모습. 뉴스1

방송인 서세원이 20일 오전(현지시간) 캄보디아의 한 병원에서 링거 주사를 맞다 사망했다. 사진은 지난 2015년 4월 법원 출석 모습. 뉴스1

1979년 TBC(동양방송) 라디오 개그 콘테스트로 데뷔한 서세원은 90년대부터 토크쇼 진행자로 두각을 드러냈다. MBC ‘청춘행진곡’ 속 코너 ‘스타데이트’를 진행한 것을 시작으로 1996년부터 2002년까지 자신의 이름을 내건 토크쇼 ‘서세원 쇼’를 이끌며 전성기를 누렸다. 이밖에 KBS2 ‘코미디 세상만사’ ‘시사터치 코미디 파일’, SBS ‘좋은 세상 만들기’ 등 여러 예능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당대 방송계를 주름잡았다.

2001년에는 제작사 서세원 프로덕션을 설립해 영화 제작자로도 활동했다. 영화 ‘이런 여자 없나요’(1981), ‘연분홍 치마’(1981), ‘바보들의 청춘’(1983) 등에 배우로 출연했던 그는 1986년엔 ‘납자루떼’로 감독에도 도전했지만 흥행에 참패하며 영화계를 떠났다. 코미디언으로 자리 잡은 뒤 제작자로 다시 도전, 2001년 ‘조폭 마누라’를 흥행시키며 제작자로서 성공을 맛보기도 했다.

하지만 2002년 무렵부터 영화 제작사 조세포탈 혐의를 비롯해 ‘서세원 쇼’ 표절 의혹, 국외 도피 중 마카오 원정 도박 등 숱한 논란을 일으키며 연예계에서 퇴출당했다. 이 가운데 영화 제작사를 운영하며 방송사 PD에게 홍보비 명목의 뒷돈을 건네고, 회사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에 대해선 2006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확정받았다.

2014년에는 부인 서정희를 폭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었다. 그해 5월 서씨와 말다툼 중 폭력을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로 입건되며 그의 폭행 이력이 세상에 드러났고, 한 방송을 통해 당시 그의 폭행을 담은 CCTV 영상까지 공개되며 대중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듬해 법원은 그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고, 32년 간 잉꼬부부로 알려졌던 부부는 그해 8월 합의 이혼했다.

서세원은 이혼 후 1년여 만인 2016년 해금 연주자로 알려진 김모씨와 재혼해 캄보디아로 이주했다. 현지에서 미디어 사업 및 부동산 건설 사업 등을 벌이며 목사로도 활동해왔다. 그는 서정희씨와 사이에 아들 종우, 딸 동주씨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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