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 검색하자 “성폭행범”…챗GPT가 씌운 끔찍한 누명

  • 카드 발행 일시2023.04.21

World View

나는 법대 교수다. 큰일 없이 강의와 연구 활동을 잘해 왔다. 그런데 돌연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내가 여학생을 성희롱했다는 것이다. 내가 이상한 말을 했고, 만지려 했고, 이를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는 것이다. 말도 안 된다. 내가 성희롱을 했다니….

지금 미 조지워싱턴대 로스쿨의 조너선 털리 교수의 상황이 위와 같다. 챗GPT가 아무 문제 없는 그를 성희롱 용의자로 몰았다.

“조지타운대 로스쿨의 조너선 털리 교수는 알래스카로 떠난 현장학습에서 한 여학생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하고 그를 만지려 했다는 혐의가 제기돼 있다. [워싱턴포스트(WP), 2018년 3월 21일]”

털리 교수는 알래스카로 현장 학습을 간 적이 없다. 털리는 또 조지타운대가 아니라 조지워싱턴대 교수다. 그런데도 챗GPT는 성희롱이 벌어졌다는 현장학습과 이를 보도했다는 유력지와 털리의 이름을 그럴듯하게 섞어 ‘성희롱 용의자’라는 답을 내놨다. 물론 챗GPT가 출처로 든 WP 기사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이를 전혀 모르고 있다가 동료 교수의 귀띔으로 알게 된 털리 교수는 WP에 “언론사에는 정정보도라도 요청할 수 있지, 이번엔 어디에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끔찍했다”고 털어놨다.

인공지능(AI)이 개인을 상대로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시대가 왔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는 내가 범죄자로 낙인 찍힌다. 그렇다고 개인이 AI를 상대로 싸울 방법은 마땅치 않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도 이달 초 내부적으로 챗GPT로 인해 황당한 일을 겪었다. 가디언의 편집혁신 담당 국장 크리스 모란이 6일 칼럼을 통해 이를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