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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尹 밀실 외교...러 160여 개 현지법인 날벼락 위험 처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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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 가능성을 내비친 것과 관련해 야당이 20일 “밀실에서 이런 중대한 결정을 하고 외신 인터뷰를 통해 소통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행태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진성준 의원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운영, 정보, 외교통일, 국방위원회 위원들이 지난 17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모습. 뉴스1

진성준 의원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운영, 정보, 외교통일, 국방위원회 위원들이 지난 17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모습. 뉴스1

더불어민주당 국방위원회·외교통일위원회(무소속 포함) 일동은 이날 ‘윤석열 정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군사지원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대한민국을 위험에 빠뜨리는 처사”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들은 “우리 정부는 그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범위를 인도적·경제적 지원으로 국한했고, 살상용 무기 지원이나 군사적 지원에는 선을 그어왔다”며 “(윤 정부는) 기존 원칙을 하루아침에 바꿔버렸다. 우리 군 155㎜ 포탄 50여만 발을 유럽으로 반출하고 있는 정황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7일 MBC는 군 탄약창 기지에서 대형 화물차를 이용해 진해의 한 부두로 탄약들이 옮겨졌으며 행선지는 독일 노르덴함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9일 공개된 미국의 기밀 문건에 담긴 ‘한국 155㎜ 포탄 33만발을 수송할 계획이며 진해항에서 출발해 독일 노르덴함항으로 이송할 것’이란 내용과 일치한다.

야당 의원들은 “무턱대고 제공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안보와 우리 군 대비 태세에 큰 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발언에 따라 지원 방식과 규모가 더 과감해지면 러시아를 적으로 돌려버리는 위험천만한 결정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사태가 심화하면 러시아가 대한민국을 상대로 군사 도발과 테러를 할 가능성이 있다”며 “러시아 현지에 법인을 두고 있는 현대차, LG전자, 삼성전자, 팔도 등 160여 개 한국 기업들이 날벼락과 같은 제재를 받을 위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윤석열 정부의 외교가 위험하다”고 말문을 뗀 뒤 한국은 외교적으로 ▶분단국가 ▶미국의 동맹국▶대륙과 해양을 잇는 반도 국가▶통상국가 등 네 가지 숙명을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이 네 가지 숙명적 요구를 모두 이행해야 한다”며 “다른 요구도 수용하면서 동맹의 길을 가야 한다. 쉽지 않지만 불가능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로이터 회견이 큰 불안을 야기했다. 이런 잘못을 한국이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겠냐”면서 “지금의 국제정세는 한국의 생존을 위협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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