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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두가 낳은 계란, 콩으로 만든 참치, 상상이 현실이 되는 대체육 탐구 [쿠킹]

중앙일보

입력

호주의 배양육 스타트업 '바우'가 지난달 암스테르담의 '네모' 과학전시관에서 공개한 매머드 DNA 기반 배양육 미트볼. 로이터=연합뉴스

호주의 배양육 스타트업 '바우'가 지난달 암스테르담의 '네모' 과학전시관에서 공개한 매머드 DNA 기반 배양육 미트볼. 로이터=연합뉴스

고기를 대신할 식재료로 일찌감치 주목을 받은 식물은 콩이다. 20세기 초 미국에서 콩 단백질을 활용해 고기 맛을 내는 식재료를 만들었다. 일명 콩고기. 식감과 형태에 집중해 맛으로 즐기긴 어려웠다. 대체육 시장이 활기를 띤 건 최근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채식 위주의 식사가 주목받기 시작했기 때문. 여기에 동물권, 환경 문제가 더해져 크게 성장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대체육이 2030년 전 세계 육류 시장의 30%를, 2040년에는 60% 이상을 차지해 현재 육류 시장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고기를 대신할 식재료 연구도 한창이다. 식물성 대체육은 식물성 원료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가열, 냉각, 가압하여 고기와 유사한 맛과 질감을 구현한다. 콩 외에도 밀, 완두 등이 주로 활용된다. 공주대 식품공학과 류기형 교수는 “국내의 경우 대부분 분리된 콩 단백질을 수입해 생산하고 있다. 국내 대체육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국산 원료를 중심으로 다양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콩과 비슷한 단백질 구조를 가지고 있는 녹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식물성 참치로 만든 샐러드. 사진 동원F&B

식물성 참치로 만든 샐러드. 사진 동원F&B

식물에서 찾은 단백질은 원재료의 종류, 배합, 공정의 조합을 통해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로 변신한다. 상상은 무한대다. 미국 대체육 스타트업 잇저스트는 녹두로 식물성 계란을, 국내 신세계푸드는 돼지고기를 모방한 슬라이스 햄을 출시했다. 해산물 생산에 도전장을 낸 기업도 있다. 동원F&B와 오뚜기는 캔 참치의 대체 식품을 선보였다. 동원F&B의 마이플랜트는 그간의 참치 가공 기술력을 기반으로 기존 참치와 유사한 식감을 낸 것이 특징이다. 오뚜기는 콩 단백질로 만든 언튜나 식물성 바질 참치를, 식물성 대체식품 전문기업 알티스트 역시 식물성 참치 3종을 출시했다.

먹는 부위만 먹을 만큼만 키운다, 배양육
얼마 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사진이 있다. 4000년 전 멸종한 매머드로 만든 미트볼이다. 거짓말 같은 이 사진은 호주의 배양육 스타트업 바우가 DNA 기반의 세포 배양육으로 만든 진짜 미트볼이다. 배양육은 동물을 사육, 도축하지 않고 필요한 육류를 얻는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동물 세포를 배양해 일반 육류와 같은 근육, 지방 등의 성분을 동일하게 구현해 맛, 식감 면에서 실제 고기와 거의 같다.

맛이 궁금해도, 배양육을 먹어보려면 조금 기다려야 한다. 2023년 현재까지 배양육을 식품으로 승인한 나라는 싱가포르밖에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조만간 미국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배양육 물질 평가를 통해 안정성에 더 이상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냈고, 미국 농무부(USDA)는 상용화 검사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은 아직 논의 중이다. 국내 배양육 스타트업 스페이스에프의 이동경 연구소장은 “배양육은 신선육에 있는 세포를 그대로 배양하는 방식이라 인류가 먹던 식육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실험실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생산 과정에 대한 새로운 안정성 평가가 필요하다”고 설명하며 “3년 안에 상용화를 목표로 관계부처와 지속적인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경 요리연구가가 소개하는
지구의 날 맞이, 대체육으로 차린 한 상

① 간장 드레싱을 곁들인 '떡갈비 샐러드'

 간장 드레싱을 곁들인 떡갈비 샐러드. 사진 쿠킹팀

간장 드레싱을 곁들인 떡갈비 샐러드. 사진 쿠킹팀

“한식은 기본이 채소예요. 고기는 가끔 특별한 날 먹는 음식이었죠. 하지만 입맛이 서구화되면서 고기 없으면 헛헛하다고 느끼는 분들도 많아졌는데요. 그럴 땐, 식물성 떡갈비나 너비아니, 비건 치킨 등 대체육을 재료 삼아 요리해보세요. 충분한 포만감을 느낄 수 있어요. 간장이나 고추장, 된장 등 전통 양념을 더 하면 남녀노소 누구나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고, 술안주로도 두루 잘 어울린답니다.”

간장 드레싱을 곁들인 떡갈비 샐러드 재료. 사진 쿠킹팀

간장 드레싱을 곁들인 떡갈비 샐러드 재료. 사진 쿠킹팀

재료 식물성 떡갈비 360g(1팩), 샐러드 채소(양상추, 겨자잎 등) 적당량
[간장 드레싱] 간장 1½큰술, 물 1큰술, 설탕 2큰술, 식초 2½큰술, 청·홍고추 각 1/2개씩, 실파 2~3줄기, 참기름 1작은술, 통깨 1작은술

만들기
① 식물성 떡갈비는 에어프라이어에 12~15분 정도 굽는다.
② 샐러드 채소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③ 청·홍고추와 실파를 송송 썬 후 나머지 간장 드레싱 소스와 고루 섞는다.
④ 완성 접시에 손질한 샐러드 채소를 담고 구운 떡갈비를 올린 후 간장 드레싱을 뿌린다.

② 채소 싫어하는 아이에게 딱! '참치 양배추롤'

식물성 참치를 활용한 참치 양배추롤. 사진 쿠킹팀

식물성 참치를 활용한 참치 양배추롤. 사진 쿠킹팀

“채소를 싫어하는 아이들 때문에 학교에서도 고민이 많다고 해요. 그런데, 매일 채식밥상을 차리는 학교가 있다고 해서 비법을 알아보니, 대체식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그냥 고기인 줄 알고 맛있게 먹는다더라고요. 아이들에게 채식은 무조건 맛없다는 편견을 색다른 요리를 통해 바꿔주려는 노력이 중요할 것 같아요.”

참치 양배추롤 재료. 사진 쿠킹팀

참치 양배추롤 재료. 사진 쿠킹팀


재료: 식물성 참치(오리지널) 100g, 양배추 2장, 당근 20g, 브로콜리 20g, 부침가루 1컵, 물 1컵, 식용유 약간
[토마토 케첩] 토마토 1개, 식초 2작은술, 물엿 1작은술, 우스터소스 1작은술, 설탕 1/2작은술

만들기
① 양배추는 곱게 채 썰고 당근과 브로콜리는 잘게 다진다.
② 부침가루에 물을 넣어 풀어준 후, 양배추, 당근, 브로콜리, 식물성 참치를 넣어 고루 섞는다.
③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②의 반죽을 한 국자씩 떠서 동그랗게 부친다.
④ ③이 적당히 익었을 때 젓가락을 놓고 돌돌 말아 핫바 모양으로 만든다.
⑤ 케첩을 만든다. 토마토 아랫면에 칼집을 넣고 살짝 데친 후 껍질을 벗겨낸다. 토마토 과육만 곱게 다진 후 나머지 케첩 재료를 넣고 약한 불에서 10분 정도 걸쭉하게 졸인다.
⑥ 완성한 참치 양배추롤에 토마토케첩을 곁들여낸다.

③ 콜드컷 본연의 맛을 살린 '반미 샌드위치'

식물성 슬라이스 햄으로 만든 반미 샌드위치. 사진 쿠킹팀

식물성 슬라이스 햄으로 만든 반미 샌드위치. 사진 쿠킹팀

“양식으로 채식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데요, 대체육이 서구권에서 발달한 만큼 다양한 달걀, 버터, 햄 등 서양식에 적용하기 좋은 대체식품이 많이 출시되고 있어요. 맛도 거의 똑같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죠. 저도 이번에 식물성 슬라이스 햄은 처음 사용해 봤는데요, 재료 고유의 맛이 그대로 느껴지는 음식인 반미 샌드위치를 만들어보니 이질감이 전혀 없더라고요.”

반미 샌드위치 재료. 사진 쿠킹팀

반미 샌드위치 재료. 사진 쿠킹팀


재료: 식물성 슬라이스 햄(콜드컷) 1팩, 반미 바게트 2개, 샐러드 채소 적당량, 오이 1/2개, 무 50g, 당근 30g, 머스터드 소스 1큰술, 칠리소스 1큰술, 고수 약간
[절임 양념] 식초 2큰술, 설탕 1큰술, 소금 1작은술

만들기
① 반미 바게트는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에 살짝 굽는다.
② 샐러드 채소는 먹기 좋은 크기로 손질하고 오이는 어슷하게 썬다. 고수는 굵게 다진다.
③ 무와 당근은 채 썰어서 절임 양념에 버무리고 10분 정도 절인 후 물기를 꼭 짠다.
④ 구운 반미 바게트의 안쪽 면에 머스터드 소스와 칠리소스를 얇게 펴 바른다.
⑤ ④의 안에 샐러드 채소와 오이를 넣고 식물성 슬라이스 햄을 3~4장 포개어 얹는다. 절인 무와 당근도 적당량 넣는다.
⑥ 완성한 샌드위치를 접시에 올리고 다진 고수를 뿌려낸다.

손혜린 쿠킹 에디터 son.hyeli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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