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 관람 호크니 인기 넘어설까?...에드워드 호퍼 전시 상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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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호퍼, 햇빛 속의 여인, 1961, 린넨에 유채. 휘트니미술관 소장. [사진 서울시립미술관]

에드워드 호퍼, 햇빛 속의 여인, 1961, 린넨에 유채. 휘트니미술관 소장. [사진 서울시립미술관]

2019년 관람객 30만 명을 끌어들인 데이비드 호크니의 영광을 넘어설 수 있을까. 서울시립미술관(관장 최은주) 서소문 본관에서 '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 전시가 20일 개막하는 가운데 이번 전시가 일으킬 반향에 미술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서 20일 개막 #'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전시 #호퍼 작품과 자료 총 270여 점 #도시풍경 너머 담은 현대인 내면

미국 화가 에드워드 호퍼(1882~1967)의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과 뉴욕 휘트니미술관이 공동 기획한 것으로, 올해 국내에서 최고의 기대를 모으는 전시 중 하나로 꼽혀왔다. 드로잉, 판화, 유화, 수채화 등 작품 160여 점과 자료 110여 점 등 총 270여 점을 7개 섹션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휘트니미술관은 세계에서 호퍼 관련 작품과 자료 등 독보적인 연구 자산을 확보하고 있다. 1967년 호퍼가 사망한 뒤 이듬해 그의 아내 조세핀 호퍼(1883~1968)는 작품 2500점과 작품 관련 정보를 꼼꼼히 기록한 장부를 이 미술관에 기증했다.

호퍼는 20세기 초 현대인이 마주한 일상과 정서를 독자적인 시각으로 화폭에 담아낸 작가로 꼽힌다. 사람들이 무심하게 지나쳤을 평범한 도시 풍경을 영화의 한 장면처럼 포착하며 빛과 그림자, 대담한 구도로 풍경 너머 현대인의 내면을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작품들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작가 특유의 '관찰자'적 시선이다. 그는 건물의 안과 밖을 연결하는 '창문'을 주요 모티프로 썼고, 침실과 기차, 식당 등 일상 공간을 시간이 멈춘 듯 보이는 특유의 고요한 느낌으로 표현해냈다. 특히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은 그런 대도시 풍경을 그린 것으로 호퍼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는 나오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에드워드 호퍼, 오전 7시, 1948, 캔버스에 유채. 휘트니미술관 소장. [사진 서울시립미술관]

에드워드 호퍼, 오전 7시, 1948, 캔버스에 유채. 휘트니미술관 소장. [사진 서울시립미술관]

에드워드 호퍼, 이층에 내리는 햇빛, 1960, 캔버스에 유채. 휘트니미술관 소장.[사진 서울시립미술관]

에드워드 호퍼, 이층에 내리는 햇빛, 1960, 캔버스에 유채. 휘트니미술관 소장.[사진 서울시립미술관]

2015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대통령이 집무실 벽에 걸었던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 [사진 서울시립미술관]

2015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대통령이 집무실 벽에 걸었던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 [사진 서울시립미술관]

반면 파리, 뉴욕, 뉴잉글랜드, 케이프코드 등 장소를 따라 펼쳐지는 전시는 그동안 우리가 잘 몰랐던 작가의 다채로운 면모를 발견하게 한다. 특히 수채화의 투명한 느낌으로 변화무쌍한 자연을 표현한 '뉴잉글랜드' 섹션이 흥미롭다.

전시엔 2015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 걸어 놓아 화제를 모았던 작품도 나왔다. 오바마는 휘트니미술관에서 호퍼 작품을 본 뒤 ‘콥의 헛간’(1933년)과 ‘벌리 콥의 집’(1933년) 두 점을 임대한 바 있다. 오바마가 택한 작품들은 전원 풍경을 담담하게 담고 있다.

19일 전시 개막을 앞두고 한국을 찾은 애덤 와인버그 휘트니미술관장(69)은 "호퍼는 여러 장소를 섬세하게 관찰하고 자신만의 기억과 상상력을 더해 자기만의 화풍을 발전시켰다"며 "현대인 내면의 풍경을 담은 그의 작품이 많은 관람객에게 공감과 위안을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8월 20일까지. 사전예약제. 유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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