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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연애? 나는 환승여행 하러 이 곳 간다…5성급도 10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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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바다를 매립해 조성한 인공섬 '더 펄 카타르'. 고급 주택 단지와 호텔, 명품 쇼핑몰 등이 몰려 있는 카타르 도하의 부촌이다. 오일 머니의 막강한 힘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소다.

바다를 매립해 조성한 인공섬 '더 펄 카타르'. 고급 주택 단지와 호텔, 명품 쇼핑몰 등이 몰려 있는 카타르 도하의 부촌이다. 오일 머니의 막강한 힘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소다.

간만에 나서는 장거리 해외여행. 줄이면 줄일수록 좋은 게 경유지 체류 시간이다. 물론 예외의 경우도 있다. ‘스톱오버(Stopover)’ 여행을 즐기는 이들은 되레 환승 시간이 여유 있는 항공편을 택한다. 지루한 대기 시간, 공항을 빠져나와 시내도 구경하고, 호캉스도 누리면서 또 다른 여행을 재미를 찾는 것이다.

지난달 지중해의 휴양지 키프로스로 가는 길에 카타르 도하에 들러, 1박2일 스톱오버 여행에 나섰다. 도하는 환승 투어 여행지로 각광 받는 도시다. 공항에서 시내가 멀지 않고, 도시 면적도 작아(서울의 5분의 1 크기) 짧은 시간에 효율적인 여행을 할 수 있다. 환승 시간이 네 시간만 돼도 시티투어에 나설 수 있다.
사막 위의 롤러코스터

코니시 로드에서 본 도하의 빌딩숲. 카타트를 상징하는 풍경이다.

코니시 로드에서 본 도하의 빌딩숲. 카타트를 상징하는 풍경이다.

도하는 페르시아만(아라비아만)에 접한 항구도시다. 도시의 반은 바다에, 반은 사막에 완전히 둘러싸여 있다. 덕분에 놀 거리도 다양하다. 시티투어부터 사막 사파리, 고래‧상어 관찰 투어, 크루즈 유람, 카약, 서핑 등 종류가 많다. 카타르항공이 20개 이상의 스톱오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고 인기 프로그램으로 통하는 사막 사파리 투어에 나섰다. 사륜구동 지프를 타고 거칠 것 없는 사막 위를 실컷 내달리다가, 밥 한 끼 먹고 돌아오는 프로그램. 현지인 사이에서도 가장 대중적인 레저 활동으로 통한다.

카타르 사막을 사륜구동 차를 타고 누비는 사막 사파리. 스톱오버 프로그램 중 가장 인기가 많은 액티비티다.

카타르 사막을 사륜구동 차를 타고 누비는 사막 사파리. 스톱오버 프로그램 중 가장 인기가 많은 액티비티다.

도하 시내에서 출발해 약 1시간. 지프는 이내 광활한 사막 한복판으로 접어들었다. 사막에서만 28년간 차를 몰았다는 우리의 드라이버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운전 솜씨가 거침이 없었다. 사막에 들자 되레 속력을 70㎞ 이상으로 올렸고, 최대 볼륨으로 K팝 메들리를 틀었다. ‘놀아보자’는 확실한 신호였다.

지프는 뱀처럼 날렵한 커브를 그리며 바퀴가 푹푹 빠지는 사막 위를 달려나갔다. 가파른 경사면을 달리고, 모래언덕에서 곤두박질쳐 내려올 때마다 롤러코스터에 탄 기분이었다. 얼마나 비명을 질렀는지, 사막 사파리 한 시간 만에 목이 갔다.

곡예 질주는 1시간 가까이 이어졌고, 이내 동쪽 사막의 끝에 섰다. 모래언덕 끝자락에 닿자, 눈앞에 거대한 바다가 펼쳐졌다. 카타르 반도를 감싸고 있는 페르시아만의 너른 품이었다. 수면 위로 카타르의 맑은 하늘이 쏟아지는 듯했다.

사막 사파리 투어 끝자락에 만나게 되는 페르시아만의 장쾌한 풍경.

사막 사파리 투어 끝자락에 만나게 되는 페르시아만의 장쾌한 풍경.

돈의 맛

2019년 준공한 카타르 국립 박물관. 사막 장미 모양의 외관이 인상적인 건축이다. 2008년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현대 건축의 거장 장 누벨이 설계한 건물이다. 7만 개 이상의 콘트리트 패널을 활용해 사막 장미 모양의 건축을 완성했다.

2019년 준공한 카타르 국립 박물관. 사막 장미 모양의 외관이 인상적인 건축이다. 2008년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현대 건축의 거장 장 누벨이 설계한 건물이다. 7만 개 이상의 콘트리트 패널을 활용해 사막 장미 모양의 건축을 완성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 세계는 도하를 그렇게 부른다. 막대한 오일 머니를 바탕으로 하루가 다르게 진화를 거듭하고 있어서다. 도하의 화려한 면모를 빠르게 경험하고 싶다면 시티투어만 한 것도 없다. 전통시장 수크 와키프(Soup Waqif)를 시작으로, 옛 가옥 문화와 현대식 건축이 어우러진 ‘카타라 플라자’ 등을 둘러보는 게 보통이지만, 첨단 건축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를테면 도하 코니시(Corniche) 해안의 카타르 국립 박물관은 2019년 들어선 초대형 건축이다. 여러 접시를 겹쳐 놓은 듯한 외관이 인상적인 박물관으로, 지역 상징물로 통하는 ‘사막 장미’를 본 떠 만들었다. 장미 모양을 살리기 위해 자그마치 7만6000장이 넘는 콘크리트 패널을 투입해 건물을 세공한 것으로 유명하다. 바다를 메워 조성한 인공섬 ‘더 펄 카타르’에는 최고급 타운하우스와 5성급 호텔. 명품 쇼핑몰이 몰려 있다. 카타르가 가진 막대한 자본의 힘을 여실히 보여주는 공간이다.

하늘에서 본 '스타디움 974'. 974개 컨테이너로 만든 축구장으로 유명하다. 한국과 브라질이 카타르월드컵 16강전을 벌였던 장소다.

하늘에서 본 '스타디움 974'. 974개 컨테이너로 만든 축구장으로 유명하다. 한국과 브라질이 카타르월드컵 16강전을 벌였던 장소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개최 이후에는 월드컵 경기장 투어 프로그램도 생겼다. 컨테이너 974개를 쌓아서 올린 디자인으로 화제가 된 ‘스테디움 974’, 아르헨티나와 프랑스의 결승전이 열렸던 ‘루사일’ 경기장 등 5개 경기장을 돌아볼 수 있다. 스톱오버 여행자만 이용할 수 있는 독점 프로그램이다.

첨단을 달리는 도시 분위기와 다르게 환승 여행비용 부담은 적은 편이다. 특히 잠자리 가성비가 좋다. 카타르 항공을 통하면 한국 돈 약 2만원(최저 14달러부터)에 4성급 호텔 방을 잡을 수 있다. 5성급 럭셔리 호텔도 10만 원대(77달러부터)에 예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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