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수 “북한에 이재명 방북 희망 친서 두 번 전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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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쌍방울그룹과 경기도의 대북사업 추진 과정에서 대북 소통 채널 역할을 한 안부수(58)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회장이 ‘이재명-김성태 통화’ 목격담 등을 법정에서 털어놨다. 지난 1월 “모른다”로 일관했던 안 회장이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면서 이화영(60)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재판은 변곡점을 맞았다.

안 회장은 18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신진우) 심리로 열린 이 전 부지사 뇌물수수 등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재명 지사 방북 비용을 쌍방울그룹에서 북한에 전달한 사실을 아느냐’는 검찰 질문에 “북측에서 500만 달러를 요구했다가 200만 달러인지 300만 달러로 낮췄다는 얘기를 북측 인사에게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지사가 방북을 희망한다고 북한에 전해달라’는 이 전 부지사 요청을 여러 차례 받았다”며 “세 번 친서를 받아 두 번 전달했고, 마지막 친서는 북측에서 ‘무슨 내용인지 안다, 안 줘도 된다’고 해 전달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안 회장은 지난 1월 16일 이 전 부지사 재판에 처음 증인으로 출석했을 땐 경기도의 대북사업 추진과 관련해 “경기도와의 연관성은 잘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하지만 3개월 만에 다시 앉은 증인석에선 2018년 9월~2019년 12월 이 전 부지사와 경기도 평화협력국 공무원들, 김 전 회장 등 쌍방울그룹 임원들이 북측과 접촉해 논의한 내용을 자세히 털어놨다.

특히 이 전 부지사와 김 전 회장이 함께 송명철 조선아태평화위원회 부실장 등을 만난 2019년 1월 17일 상황을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안 회장은 “송명철이 화를 내며 ‘이화영 선생은 (스마트팜) 약속도 안 지키고 어딜 뻔뻔스럽게 왔냐’고 짜증 냈다”며 “이때 김성태 회장이 ‘(이 부지사가) 우리 형인데, 나도 여기서 나가겠다’고 해 험악한 분위기가 이어지다가, 회의를 간단히 하고 저녁 회식을 하러 갔다”고 말했다. 그날 회식 장소에서 이 전 부지사가 본인 휴대전화로 이재명 지사에게 전화해 김 전 회장과 통화하게 했다는 증언도 했다. 안 회장은 “김성태 회장이 전화를 받고 ‘예 예’ 하면서 통화해 누군지 물었더니 ‘이재명’이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안 회장은 “이 전 부지사가 구속되기 이틀 전에 집 앞으로 찾아왔다. 언론 보도가 나오고 시끄러워 ‘(허위 진술 요구를) 받아들이고 김 전 회장을 오래전부터 알았던 거로 증언할 테니 이 부지사는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며 “이런 사실을 나만 아는 게 아니고 내가 숨긴다고 덮어지는 것도 아니다. 아태협이 쌍방울그룹에 신세를 지고 있었으니까 (앞선 재판에서는 ‘모른다’고 하는 게) 해야 할 도리라고 생각했다”라고 3개월 만에 태도를 뒤집은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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