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대책 이후 급매물 거래가 늘면서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가 10개월 만에 반등했다.
18일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2월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1월보다 1.08% 올라 지난해 4월(0.46%) 이후 처음으로 상승 전환했다. 또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월 전국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3만1337건으로 1월(1만7841건)보다 75.6% 늘었다.
아파트 가격이 2021년 당시의 최고가보다 20~30%가량 하락한 데다,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 자금 대출 도입의 영향으로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가격도 오름세로 전환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 1월 말부터 소득에 상관없이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원까지 연 4%대 금리로 장기간 빌려주는 특례보금자리론을 실시하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정책 자금 대출이 가능한 가격대(9억원 이하)의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주택금융공사(HF)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특례보금자리론 신청 건수는 총 11만3000건으로 기존대출 상환(5만6000건) 목적이 49.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신규 주택구매(4만9000건) 비중도 43%에 달했다.
지역별로 2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전월 대비 1.85% 올라 1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했다. 강남 3구가 있는 동남권의 실거래가 지수의 상승 폭이 2.28%로 서울 5대 권역 중 가장 컸다. 특히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의 경우 지난 1월 18억7000만(4층)~20억5000만원(24층)의 가격대에 단 3건 거래됐던 것이, 2월에는 19억5000만(5층)~21억4500만원(19층)으로 6건이 거래됐다. 이 아파트 해당 면적의 가장 최근 거래가격은 지난 5일 21억8500만원(11층)으로 지난 1월 최저가와 비교해 3억원가량 껑충 뛰었다.
또 마포·서대문·은평구 등이 있는 서북권의 실거래가 지수는 2.12% 올라 두 번째로 상승 폭이 컸다. 노원·도봉·강북구 등의 동북권은 1월보다 1.59% 올랐다. 노원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급매물은 2~3월을 기점으로 거의 다 빠졌고 최근에는 집주인들이 호가를 조금씩 올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천(0.78%)과 경기(1.83%)의 실거래가 지수도 일제히 상승 전환했다. 수도권 전체 실거래가 지수 역시 1.70% 오르며 열 달 만에 반등했다. 지방의 실거래가 지수는 0.46% 올라 역시 작년 4월(0.51%) 이후 처음으로 상승 전환했다. 특히 세종의 실거래가 지수가 전월보다 2.99% 올라 전국 광역 시도 가운데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또 부산(1.38%), 대전(0.62%), 전북(0.44%), 전남(0.42%), 경북(0.96%) 등도 일제히 실거래가 하락세를 멈췄다.
이런 상승세는 3월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이 가집계한 3월 실거래가 잠정지수는 2월보다 전국이 1.06%, 서울이 1.53%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