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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올해 -0.4% 역성장” 노무라 청개구리 전망 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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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0.4%’.

일본 노무라증권이 내다본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경제성장률 전망치다. 한국 정부는 물론 각종 국제기구, 글로벌 투자은행(IB) 대부분 1%대 성장을 점치는데 유독 ‘청개구리’ 행보다. 노무라의 한국 경제 비관론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1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8개 글로벌 IB가 예상한 한국의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달 말 기준 평균 1.1%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1.9%, 골드만삭스 1.6%, 영국 바클레이즈 1.5%, 스위스 UBS 1.1%, 홍콩 HSBC 1.0% 등이다. 미국 씨티가 0.7%로 1% 밑이었고, 노무라는 유일하게 -0.4% 역성장을 내다봤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올해 1.6% 성장률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IMF는 가장 최근인 11일(현지시간) 1.5% 성장률 전망치를 내놨다.

노무라는 특히 ‘내수’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올해 고용 상황이 나쁜 데다 부동산 임대 소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현금 지원도 감소할 것”이라며 “가계 부채 문제로 가처분 소득이 줄면서 실질 소비가 0.2~0.3% 뒷걸음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경기가 경착륙해 한은이 8월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노무라는 1925년 설립한 일본 최대 증권사다. 글로벌 IB 중 유일한 일본계다. 한국 경제성장률을 분석할 때 ‘Nomura-KRnow’란 전용 측정 모델을 활용한다. 분기·월간이 아니라 수출·투자·생산·소비 등 각종 경제지표가 나올 때마다 실시간으로 측정에 반영한다. ‘현시점에서’ 분기 성장률을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해외에선 노무라가 일본계라 미국계 일색인 글로벌 IB 시장에서 한국의 내부 사정을 좀 더 잘 알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정부가 회사 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큰 아시아 국가의 상황, 대기업의 사정 등 관습에 대해 상대적으로 잘 이해한다는 것이다.

노무라의 예측 정확도에 대해서는 논란이 적지 않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엔 한국이 -6% 역성장한다고 비관했지만, 실제로는 0.8% 성장하는 등 전망이 크게 빗나갔다. 반면 1998년 외환위기 당시에는 ‘대우그룹에 비상벨이 울리고 있다’는 보고서로 대우사태를 예견하기도 했다.

일본계 회사라 한국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노무라 측은 “근거 없이 -0.4% 역성장을 전망할 수 있겠느냐. 전망치를 매주, 매달 내부 검증하는데 성장률에 대한 논리와 데이터 백업이 부족하면 엄청나게 공격받는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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