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유니레버도 러브콜…하버드대 박사가 세운 中 마케팅 스타트업

변화의 시대, 브랜드를 빠르게 탐색하고 이동하는 소비자를 붙잡기 위해선 콘텐트 마케팅이 필수적이다. 콘텐트 마케팅이란 브랜드가 타깃한 고객을 모으고 유지하기 위해 가치 있고 유용한 콘텐트 를 일관되게 제작·배포하는 것이다. 브랜드 인지도 및 신뢰도 상승효과와 낮은 비용 대비 높은 구매전환율로 많은 기업의 마케팅 전략으로 채택되고 있다.

터짠. 사진 소후 캡처

2015년 설립된 터짠(特赞·Tezign)은 중국의 콘텐트 마케팅 선두주자다. 콘텐트 마케팅에 필요한 기능들을 통합 제공해 알리바바, 유니레버, 스타벅스, 시세이도 등을 고객사로 확보하며 급부상했다. 일찍이 세콰이어캐피탈, 테마섹 등 유수 투자기관을 등에 업은 터짠은 2021년 시리즈 D1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유니콘이 됐다.

Tezign = Tech + Design, 기술로 원스톱 디자인 플랫폼 구축

“콘텐트 소비 형태는 크게 변화했지만 콘텐트 생산 형태는 지난 40~50년 동안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콘텐트 생산에도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터짠 창업자 판링. 사진 소후 캡처

프린스턴대 건축학 석사, 하버드대 디자인학 박사를 지닌 판링(范凌)은 이와 같은 이유로 터짠을 창업했다. 그는 기술이 디자인 분야에도 새로운 기회를 가져올 것이라고 믿었다. 판링 곁에는 컬럼비아대 석사를 지닌 왕저(王喆) 공동창업자와 광고·마케팅 업계에서 16년 넘게 잔뼈가 굵은 양전(杨振)총재가 함께했다.

“마케팅에 필요한 콘텐트 의 생산, 관리, 유통을 플랫폼화, 데이터화, 스마트화해드립니다.” 

터짠이 하는 일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터짠은 콘텐트 창작자와 기업, 기업과 타깃 고객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

배너와 포스터, 제품 설명서 제작부터 브랜드 로고와 온라인 웹/앱 디자인, 광고와 라이브 커머스 기획까지…기업은 마케팅에 쓰이는 거의 모든 종류의 콘텐트 생산을 터짠에 맡길 수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터짠에 의뢰할 수 있는 마케팅용 콘텐트. 사진 터짠 홈페이지 캡처

터짠 홈페이지에 제작을 원하는 콘텐트 유형과 디자인 스타일, 마감 기일 및 예산 등을 입력하면 터짠이 24시간 이내 해당 프로젝트에 가장 적합한 창작자를 찾아준다. 이는 터짠이 보유한 스마트 매칭 기술과 크리에이티브 플랫폼 덕분에 가능하다. 터짠은 전 세계 17개국, 74개 도시의 개인 및 단체 크리에이터 5만 명이 등록된 방대한 인재풀을 가지고 있다.

콘텐트 창작자와 기업을 연결해준 후, 터짠은 중개자로서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한다. 발주부터 스케줄 관리, 대금 결제, 피드백 전달까지 프로젝트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관리해 협업의 효율성을 높인다.

사진 터짠 홈페이지 캡처

동시에 콘텐트 자원 관리와 유통의 디지털 전환도 돕는다. 기업이 꾸준히 발행한 콘텐트 는 브랜드에 유의미한 자산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과거에는 기업이 콘텐트 마케팅으로 축적한 자산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도구가 없었다. 알리바바와 같은 초대형 기업도 마케팅 부서의 자산을 엑셀 형식으로 보관할 뿐이었다.

이에 터짠은 기업이 가진 모든 콘텐트 데이터를 한데 모아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 등 다양한 형식의 콘텐트 를 손쉽게 저장·분류·수정·검색·공유할 수 있게 했다. 콘텐트 제작에 쓰인 리소스도 플랫폼을 통해 관리할 수 있다. 터짠은 기업이 구매한 폰트, 사진 저작권 등을 집중적으로 관리해 조직 내 중복 구매 비용 발생을 막고, 콘텐트의 일관성이 유지되도록 도왔다.

콘텐트 유통 시에는 터짠의 AI가 각종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소셜미디어 채널 업로드 규격에 맞게 창작물을 자유롭게 조정, 재단한다. 예컨대 제작이 끝난 포스터를 AI가 웹사이트, 모바일 앱, 옥외 전광판용으로 자동 생성·편집한다. 이는 콘텐트 창작자의 단순 반복 작업을 줄여줘 원가절감 및 업무 효율성 증대 효과를 가져온다.

이외에도 터짠은 다양한 산업, 다양한 기업의 브랜드 전략과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 등을 제안한다. 기업 고객이 원하는 브랜드 이미지와 타깃 고객층을 알려주면, 이에 맞춰 마케팅 계획과 실행 방안을 세워준다.

스타벅스, 코카콜라, 아우디, 유니레버, 알리바바, 샤오훙수 등. 콘텐트 마케팅을 위해 터짠을 선택한 기업은 8000개가 넘는다. 그렇다면 터짠은 이들 기업을 어떻게 도왔을까?

스타벅스

사진 터짠 홈페이지 캡처

2018년, 스타벅스는 중국 25개 도시를 테마로 한 기프트카드 시리즈를 출시했다. 스타벅스는 현지 특색을 잘 살린 기프트카드를 만들기 위해 터짠에 프로젝트를 의뢰했고, 터짠은 각 도시의 문화와 스토리를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25명을 선정해 스타벅스에 연결해줬다.

타오바오  

사진 터짠 홈페이지 캡처

터짠은 창립 18주년을 맞은 중국 대표 전자상거래 타오바오(淘宝)의 로고 디자인을 바꿔줬다. 둥글고 역동적으로 바뀐 서체는 타오바오가 앞으로 더 다양한 콘텐트 로 소비자에게 재미를 선사할 것이란 포부를 담았다.

터부

사진 터짠 홈페이지 캡처

중국 스포츠웨어 브랜드 터부(特步)는 2020년 소림사(少林寺)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과거 다른 브랜드와 협업한 적 없는 소림사 IP를 최초로 활용해 애국 소비 성향이 강한 중국 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터짠은 포스터 제작, 신제품 출시, SNS 홍보, 라이브 커머스 기획 등 ‘터부 X 소림사’ 콜라보레이션의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했다.

권가영 차이나랩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