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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유치하다" 원조 싸움난 여야…'천원의 아침' 진짜 원조는

중앙일보

입력

문재인 정부에서 2017년부터 지원한 사업이다”(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 정부 출범 이전인 2016년부터 사업 아이디어가 기획된 것이다”(10일,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대학생에게 아침밥을 싼값에 제공하는 ‘1000원의 아침밥’ 사업의 원조(元祖)는 어느 정부일까?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 학생회관 내 구내식당에서 판매하는 천원의 아침밥. 뉴스1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 학생회관 내 구내식당에서 판매하는 천원의 아침밥. 뉴스1

‘1000원의 아침밥’은 학생이 내는 1000원에, 농림축산식품부가 1000원을 보태고, 나머지 밥값을 학교가 부담하는 급식 사업이다. 아침 결식률이 높은 대학생의 생활 습관을 바꾸고 쌀 소비를 촉진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이 사업의 올해 예산은 약 7억 3000만원이었다. 밥상 물가가 오르며 대학가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자, 지난달 29일 정부는 예산을 약 15억 8000만원으로 늘려 사업을 확대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1000원의 아침밥 사업은 우리가 원조”라는 엇갈린 주장을 내놓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7일 광주 전남대학교 학생식당을 방문해 학생들과 함께 아침식사를 하면서 “1000원의 아침밥은 문재인 정부부터 지원했던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원조 논쟁이라고 하는 게 참 유치하지만, 지금이라도 정부가 예산을 늘린다고 하니 원조는 본인들이 하시라”고 말했다.

'천원의 아침밥' 먹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연합뉴스

'천원의 아침밥' 먹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연합뉴스

반면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의 주장을 반박했다. 박 의장은 “가짜뉴스들이 넘쳐나고 있다”며 “2016년부터 사업 아이디어가 기획되고 2017년에 확정됐기 때문에 민주당의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가짜뉴스로 정책에 대한 호응을 얻으려 하지 말고 정책 실현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의 엇갈린 주장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2017년 1월에 사업계획 및 예산을 세우고 확정했다”며 “이를 위한 대학교 실태조사는 2016년부터 실시했다”고 밝혔다. 2017년 1월은 황교안 전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국정을 운영하던 시기다.

'1천원 아침밥' 현장찾은 김기현 대표. 연합뉴스

'1천원 아침밥' 현장찾은 김기현 대표. 연합뉴스

다만 부경대학교, 대구보건대학교 등 10개 대학에서 실제 사업이 실시된 건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5월부터였다. 농식품부가 2017년 1월 ‘1000원의 아침밥’ 예산으로 2억 4천만원을 편성하고, 세부추진 계획 수립(2월)과 대학교 현장 조사(3월)를 거쳐 사업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기간 사업 예산이 2억 5000만원(2018)→4억 2000만원(2019)→3억원(2020)→4억 4000만원(2021)→5억 7000만원(2022)으로 약 3억원 올랐으나, 사업 확정 시점만 따져보면 문재인 정부 이전이라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벌이는 ‘1000원의 아침밥’ 사업의 원조 논쟁이 20대 무당층 표심을 노린 것이라고 해석한다. 농해수위 소속의 한 의원은 “대학생들에게 생각보다 인기가 많으니 서로 원조 이미지를 가져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농해수위 소속 의원실 보좌진도 “여야가 젊은이들 표만 의식해 세금은 고려하지 않고, 서로 퍼주기 경쟁을 벌인다”고 꼬집었다.

한국갤럽이 11~13일 실시한 정례조사에서 18~29세 무당층 비율은 57%로 나타났다. 다른 연령층의 무당층 비율(17~35%)와 비교했을 때 무당층이 20% 포인트 이상 많았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사의 전국지표조사(10~12일)에서도 20대 이하 무당층 비율이 51%로 가장 높았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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