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효 “한·미 국방 통화…유출 정보 상당수 위조된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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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방미 출국하며 미국 정보기관의 도·감청 의혹에 대해 “정보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데 대해서 한·미의 평가가 일치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방미 출국하며 미국 정보기관의 도·감청 의혹에 대해 “정보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데 대해서 한·미의 평가가 일치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이달 말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한·미가 11일 미국 정부 기밀문건 유출 파문 진화에 나섰다. 유출 문건 중 한국 관련 부분은 위조됐다는 입장 정리를 통해 출구전략을 모색하면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방미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아침에 양국 국방장관이 통화했다”며 “공개된 정보의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데 한·미 간 평가가 일치했다”고 밝혔다. ‘미국에 어떤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전달)할 게 없다”며 “왜냐하면 누군가 위조한 것이니까 자체 조사에 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답했다.

유출된 기밀 문건에 담긴 김성한 전 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 간의 대화 내용이 사실이 아니냐는 질문엔 “사실이 아니다”, 이번 논란이 정상회담을 앞둔 한·미 동맹에 변수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변수가 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정부의 대응은 유출 문건에 담긴 관련국들의 움직임과 유사하다. 이스라엘과 프랑스는 ‘허위 정보’라며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캐나다 공공안전부 대변인은 10일 로이터통신에 “캐나다는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정보망의 일원으로서 미국·영국·호주·뉴질랜드와 강력한 정보 공유 프로그램을 통해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 차장의 이번 방미는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과 관련해 미국과 최종 조율을 위한 것으로, 현안인 대북 확장 억제 강화, 반도체 지원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원자력 협력 등이 주 의제다.

이와 관련, 김 차장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작년 5월 합의한 내용을 좀 더 액션 행동으로 발전시켜 나가면서 어떻게 각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을지 등 성과가 만들어지도록 마무리를 잘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종섭(左), 오스틴(右)

이종섭(左), 오스틴(右)

앞서 이날 오전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종섭 국방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의 군사기밀 누출 언론 보도 상황에 관해 설명하고,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고 전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전하규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미 국방부가 법무부에 사실관계 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안다”며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미 측의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장관은 (오스틴 장관의 설명을) 충실하게 들었고 필요한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과 국무부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0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유출된 기밀문건에 한국·이스라엘 등과 관련한 정보가 있는 것에 대해 “지난 며칠 동안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상당한 고위급 차원에서 관련 동맹·협력국과 소통 중이고, 가능한 한 (관련 정보를) 계속 알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부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당국자들은 미국이 민감한 정보를 담은 문건을 보호하고 동맹·협력국과의 관계에서 보안을 유지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는 점을 안심시키기 위해 고위급과 접촉 중”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 정부는 기밀문건 유출자 색출 등을 위한 수사를 강화하고 있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미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 수사와는 별도로 온라인에 유출된 기밀 슬라이드 사진의 진위 등을 확인하기 위한 자체 조사팀을 꾸렸다. WSJ는 “오스틴 장관이 이번 조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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