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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 장중 80만원 뚫었다..."예측 실패" 반성문까지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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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598.8%

11일까지 기록한 에코프로의 올 한해 주가 상승률이다. '과열'이라는 전문가의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5거래일 연속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또다시 경신했다. 이날 장 중 80만원 대를 뚫기도 했다.

믿기 힘든 상승률에 시장에는 에코프로 관련 ‘밈(짤방 혹은 패러디물)’이 쏟아지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는 '에코프로 현상'을 예측하지 못한 데 대한 반성문을 내는 등 국내 주식시장은 '에코프로앓이' 중이다.

이날 에코프로는 전날보다 6.51% 오른 76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10일) 24.7% 급등하며 신고가를 기록한 데 이어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양극재를 제조하는 에코프로의 핵심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도 이날 전날보다 0.68% 오른 29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실적 컨센서스 하회 했지만 개인은 매수 

이날 실적 발표를 앞두고 에코프로 그룹주는 장 초반 급등세를 기록했다. 특히 에코프로는 장 초반 82만원까지 치솟았다. 에코프로비엠 역시 30만4500원에 거래되며 30만원 선을 넘어섰다. 다만 영업이익이 컨센서스에 살짝 못 미치면서 오름세를 되돌렸다.

에코프로의 올해 1분기 매출액(2조589억원)은 1년 전보다 202.5%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1796억원)은 233.3% 증가했다. 매출은 시장의 컨센서스(평균 예상치·2조242억원)에 부합했지만, 영업이익은 예상치(1976억원)를 소폭 밑돌았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을 1073억원으로 공시했다. 1년 전년보다 161.3% 늘었다. 시장 예상치(1137억원)보다는 약간 낮았다. 매출(2조106억원)은 1년 전보다 203.5% 증가했다.

높은 성장률을 보여줬지만 1분기 실적만으로 현재 주가를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란 평가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은 컨센선스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며 “주가에 큰 영향을 줄 만큼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은 아니었지만 여전히 미래 전망에 기댄 개인 매수세에 주가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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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 올 한해만 7배 올라 

에코프로 주가는 지난 1월 2일 11만원에서 11일 76만 9000원으로 598.8% 상승했다. 약 7배가량 오른 것이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은 9만3400원(1월 2일 기준)에서 29만 4500원으로 215%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성장성에도 주가가 과열됐다고 평가한다. 특히 지주회사인 에코프로 주가가 더 빠르게 오르는 현상은 물음표란 평가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 시장에서 지주사의 경우 사업 자회사의 보유 지분 가치 대비 30~50%의 할인율이 시장이 동의하는 수준"이라며 "에코프로도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 분할 이후 적게는 30%, 많게는 70% 할인 평가 받았는데 지난달부터 할인이 아닌 프리미엄을 받기 시작해 지난달 말 기준 20% 더 높게 평가받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같은 지주사 주식들과 비교해보면 에코프로의 시가총액은 주요 대기업 지주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에코프로의 이날 시총은 19조 8995억원으로 삼성물산(20조1838억원)과 비슷하다. LG(13조 4335억원)는 이미 제쳤다.

에코프로에 대한 개인의 러브콜은 이날도 이어졌다. 이날 개인투자자는 에코프로를 1472억원어치를 담으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외국인은 1279억원, 기관은 182억원을 각각 매도했다.

운용업계에서는 에코프로 관련 반성문 나오기도 

에코프로 관련 '밈'

에코프로 관련 '밈'

시장을 달구는 에코프로 열풍은 증권 커뮤니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에코프로 관련 ‘밈(짤방 혹은 패러디물)’이 쏟아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2023년 국장 주식 알고리즘’이란 제목 하에 국내에서 에코프로를 사지 않는 투자자와 에코프로를 산 투자자들을 둘로 갈라 성공 여부를 나눴다. 해당 짤방은 누리꾼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운용업계에서는 에코프로와 관련한 ‘반성문’이 나와 화제를 모았다. 타이거자산운용은 에코프로의 ‘이상 급등’으로 인해 시장 예측이 엇나가면서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한 데 대한 사과문을 냈다.

이재완 타이거자산운용 대표는 1분기 투자운용 고객레터에서 "올해 1월부터 시장에 대한 전망이 틀렸고 시장이 오른다고 해도 크게 오르지 못하고 짧은 기간에 그칠 것으로 생각했는데 1분기 현재까지 주식시장은 생각보다 많이 올라와 있는 등 단기 전망이 이렇게나 틀렸다는 점에서 참 민망스럽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코스닥 시장의 경우 15% 상승 가운데 10%의 상승은 단 2종목만으로 만들어졌다"며 "2종목이 코스닥 지수에서 제외된다고 가정하면 올해 코스닥 시장은 5% 상승한 상황으로 시장의 과도한 쏠림 현상에 대한 대비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언급한 단 2종목은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1위와 2위 종목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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