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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시간에 211억 팔았다…다시 중국 파워, 제주용암수도 채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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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중국의 이랜드 매장 모습. 사진 이랜드

중국의 이랜드 매장 모습. 사진 이랜드

국내 소비재 기업들이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을 맞은 중국 내수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미·중 갈등 심화로 반도체 등에서 탈중국 압박이 커지고 있지만 14억 거대 인구는 저출산·고령화로 성장 한계가 있는 국내 소비재 시장의 돌파구가 될 수 있어서다.

이랜드 “중국 매출 목표치 20% 이상” 

11일 패션 기업 이랜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 회사는 리오프닝 특수 영향으로 중국사업부의 1분기 매출이 목표치를 20% 이상 넘어섰다. 이랜드는 상하이·베이징 등 중국 전역에 이랜드·로엠·스파오·스코필드 등 20여 개 브랜드 매장 3000여 개를 운영하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실적이 좋아지면서 봄·여름 상품을 예년보다 빠르게 공급하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랜드는 중국 내 투자도 늘리고 있다. 올해 상하이에는 연구개발 시설과 오피스·물류센터·상업 시설을 갖춘 35만㎡ 규모의 복합산업원을 완공할 예정이다. 트렌드·테크·소비를 특색으로 하는 산업단지를 목표로 중국이랜드 본사·물류센터뿐 아니라 한·중 기업을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패션기업 이랜드가 운영하는 중국의 후아유 매장 모습. 사진 이랜드

패션기업 이랜드가 운영하는 중국의 후아유 매장 모습. 사진 이랜드

올해 완공될 예정인 이랜드 상해 복합산업원 조감도. 사진 이랜드

올해 완공될 예정인 이랜드 상해 복합산업원 조감도. 사진 이랜드

오리온 “중국 물 시장 진출, 성장 가속화”

식품 기업들도 중국에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오리온홀딩스는 전날 중국 청도시영평시장관리유한공사, 청도국서체육문화산업 유한공사와 ‘제주용암수 중국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청도시영평시장관리유한공사는 중국 내 ‘칭따오맥주’를 유통∙판매하는 회사다.

오리온홀딩스 관계자는 “중국 물 시장 진출로 제품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음료 사업 성장세가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리온은 이전부터 중국 내수 시장을 다져왔다. 오리온 중국 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1조2749억원으로 전년 대비 14.9% 늘었다. 영업이익(2115억원)도 전년 대비 26.1% 늘어 영업이익률이 16.6%에 이른다.

오리온홀딩스가 중국 청도시영평시장관리유한공사, 청도국서체육문화산업 유한공사와 ‘제주용암수 중국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 7일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한 오리온제주용암수 공장에서 허인철 오리온홀딩스 대표이사(가운데), 궁빈 청도시영평시장관리유한공사 총경리, 궁서화 청도국서체육문화산업유한공사 회장이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 오리온

오리온홀딩스가 중국 청도시영평시장관리유한공사, 청도국서체육문화산업 유한공사와 ‘제주용암수 중국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 7일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한 오리온제주용암수 공장에서 허인철 오리온홀딩스 대표이사(가운데), 궁빈 청도시영평시장관리유한공사 총경리, 궁서화 청도국서체육문화산업유한공사 회장이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 오리온

매일유업은 최근 스타벅스차이나와 계약을 맺고 이달부터 중국 전역 6000여 개 스타벅스에 아몬드브리즈 바리스타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중국은 젊은 층의 식물성 음료 구매 비중이 높아 전 세계 식물단백음료 시장(19조원)의 41%를 차지하는 국가다.

매일유업 측은 “오트음료 브랜드인 어메이징 오트 제품 공급도 논의 중”이라며 “스타벅스차이나 등과 파트너십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KGC인삼공사도 최근 중국 시장을 겨낭한 맞춤형 제품 개발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엔 허철호 대표가 9박 10일 일정으로 길림·상해·심천을 방문해 홍삼의 국가 표준 채택 등을 논의했다. KGC인삼공사에 따르면 상하이 봉쇄 해제 이후 제품 수요가 증가해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늘었다.

중국 왕홍 13시간 동안 211억어치 팔아

다른 소비재의 중국 진출도 활발하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 건자재 기업 현대L&C는 지난달 중국 최대 인테리어 자재 전시회인 ‘광저우 디자인위크 2023’에 참가해 목재 무늬를 선호하는 현지 트렌드를 반영한 ‘중국 전용 고급 우드 패턴’ 필름 등을 선보였다.

현대L&C는 올해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중국 현지 상업시설 등 인테리어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보고 있다. 김완중 현대L&C 중국법인장은 “중국 현지 건설·설계·가구사 등 제휴 업체와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신규 대리점 출점 등 중국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판로도 다각화하고 있다. 중국 왕홍(網紅·인플루언서)을 활용한 라이브커머스도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왕홍 라이브커머스 기업 레이블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13시간 동안 중국 왕홍 쉬샨을 초청해 진행한 ‘브랜드 위크 인 코리아’ 방송 결과 20여 개 한국 식품·화장품·미용 브랜드가 211억원어치 팔렸다.

레이블코퍼레이션이 지난달 31일 중국 왕홍 내한 라이브커머스 행사 ‘브랜드 위크 인 코리아(Brand Week In Korea)’를 통해 판매액 21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진 레이블코퍼레이션

레이블코퍼레이션이 지난달 31일 중국 왕홍 내한 라이브커머스 행사 ‘브랜드 위크 인 코리아(Brand Week In Korea)’를 통해 판매액 21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진 레이블코퍼레이션

대중 무역 6개월 연속 적자 

그러나 과거 최대 무역 흑자국이었던 중국으로의 교역 실적은 아직 개선되지 않고 있다. 올해 1~2월 대중(對中) 수출액은 190억9000만 달러로 지난해(264억1000만 달러)보다 27.7% 줄었다. 지난달 대중 무역적자도 27억7000만 달러로, 6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3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대중국 무역 적자가 지난달 27억7000만달러를 나타내면서 6개월 연속 이어졌다. 연합뉴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3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대중국 무역 적자가 지난달 27억7000만달러를 나타내면서 6개월 연속 이어졌다. 연합뉴스

이처럼 전체 수출이 주춤하지만 일부 패션·식품 기업은 선방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3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패션·의류, 농수산식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해 각각 2.1%(2억3600만 달러), 2.3%(9억8400만 달러) 늘었다. 국가별 실적은 발표되지 않았으나 이랜드 등 일부 기업은 체감상 실적이 호전되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중국 내 성공 전략은 철저한 현지화와 고급화”라며 “이랜드 중국법인은 100% 직영 체제로 경쟁이 치열한 백화점과 쇼핑몰 입점 원칙을 중국 진출 이후 고수해 오고 있는데, 길게 내다보고 투자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향후 다른 기업들도 수출 고급화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지난달 낸 ‘2022년 중국의 수출입 10대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한국의 수출 전략은 변화가 불가피한 시점”이라며 “고급 소비재 등 중국에서 수입이 늘고 있는 품목으로 수출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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