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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전국 태풍급 돌풍…한반도 ‘남고북저’ 샌드위치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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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11일 서울을 포함한 전국 곳곳에 태풍급 강풍과 함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강풍은 5년 전 초속 20m의 강풍으로 교회 첨탑이 무너졌던 것처럼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기상청은 “11일 새벽부터 오전 사이에 수도권과 충청·전북·경상 동해안에, 오후부터 전남 서해안에 바람이 순간풍속 초속 20m 이상(산지 25m/s 이상)으로 매우 강하게 불겠고, 그 밖의 지역에서도 바람이 순간풍속 15m/s 이상으로 강하게 부는 곳이 많겠다”고 10일 밝혔다. 강원 영동에는 지형적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순간풍속 초속 25m 이상, 산지는 30m 이상의 더 센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등 전국 곳곳에는 강풍 예비특보가 발표됐다.

10일 한반도 기압계 모식도. 저기압과 고기압 사이 기압차로 강풍이 분다. [사진 기상청]

10일 한반도 기압계 모식도. 저기압과 고기압 사이 기압차로 강풍이 분다. [사진 기상청]

이와 함께 전국에 짧고 요란한 비도 내린다.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 충청은 5~20㎜, 강원 동해안과 남부 지방, 제주도는 5㎜의 강수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비가 내리는 곳에서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칠 것으로 보인다. 초속 20m(시속 70㎞)의 바람은 태풍에 비교될 정도로 강력한 위력을 지닌다. 기상청은 열대저기압 중에서 중심 부근의 최대풍속이 17m/s 이상이면 태풍으로 분류한다. 태풍의 바람 세기가 17m/s~25m/s이면 간판이 날아갈 정도의 영향력을 보인다.

2018년 4월 10일에는 초속 20m에 이르는 이례적으로 센 봄바람이 전국을 강타했다. 그 영향으로 서울 강서구의 9층짜리 건물 옥상에 있던 교회 첨탑이 강풍을 이겨내지 못하고 바닥으로 떨어져 보행자 1명이 다쳤다.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는 정박해 있던 웨딩홀 건물 일부가 바람에 휩쓸려 떠내려가기도 했다.

이달 들어 기온이 급변하고 강풍이나 비 같은 기상 현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건 한반도 주변의 기압계가 빠르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가 남쪽의 고기압과 북쪽의 저기압 사이에 낀 탓에 기압 경도력(공기의 압력 차이로 발생하는 힘)이 강해지면서 강풍이 발생했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3월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았지만, 최근에는 기압계가 빠르게 바뀌고 북쪽에서 찬 공기가 주기적으로 내려오면서 여러 기상 현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렇게 기압계가 조밀해지는 시기가 되면 그 사이에서 기압 경도력에 의한 강풍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또 “비바람과 함께 황사가 유입돼 황사비가 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예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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