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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출금리도 내리는데…서민 ‘급전 창구’ 서서히 풀리나

중앙일보

입력

지난 3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폐업한 상가 출입문에 대부업체 스티커가 붙어 있다. 뉴스1

지난 3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폐업한 상가 출입문에 대부업체 스티커가 붙어 있다. 뉴스1

저신용자가 많이 이용하는 ‘급전 창구’의 금리 문턱이 낮아질 전망이다. 제1금융권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법정 최고금리(연 20%) 수준에 육박하는 대출금리에 불법 사금융으로 몰려야 했던 서민의 숨통이 조금 트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업 카드사 8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2.23~14.91%(2월 말 기준) 수준이었다. 카드론은 카드사에서 돈을 빌리는 대출 기능으로, 또 다른 카드사 대출 기능인 현금서비스보다 큰 금액을 더 길게 빌릴 수 있어 대표적인 급전 창구로 통한다.

각종 대출금리가 치솟았던 지난해 말 이들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상단은 16%를 넘기도 했다. 이때와 비교하면 금리가 최대 1.5%포인트 가까이 내렸다.

전체 카드론 대출액도 증가했다. 지난 2월 카드론 잔액은 36조8493억원으로 전월보다 2144억원 늘었다. 그만큼 돈을 구하는 사람이 늘었다는 의미인 동시에, 금리 하락의 효과가 작용했다고 풀이할 수 있다.

앞으로도 카드론 금리는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자금 조달 방법인 여전채 금리는 이미 하락하는 추세다. 이날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여전채 3년물(무보증‧신용등급 AA+) 금리는 올해 초 연 5.141%에서 최근 연 3.903%(7일 기준)로 1.238%포인트 하락했다.

당분간 국내 채권 금리는 내림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지난달 초에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발언 영향에 잠시 상승했지만,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등의 영향으로 Fed의 긴축 기조가 완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며 하락 반전했다. 이어 크레디트스위스(CS) 은행이 UBS에 인수되는 등 시스템 위험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Fed의 기준금리 결정도 시장의 예상 수준이었던 0.25%포인트 인상에 그치며 채권 금리는 안정세를 유지했다.

또 다른 급전 창구인 리볼빙(일부결제금액 이월약정)의 경우 금리 상단이 연 18.48%(2월 말 기준)를 기록하는 등 아직 높은 수준이다. 리볼빙은 이번 달 청구된 결제 대금을 다 낼 여력이 안 될 때, 일부만 납부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갚을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리볼빙도 향후 금리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리볼빙은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받을 수 있는 대출을 다 채우고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 카드사 입장에선 부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다른 상품보다 금리가 빠르게 인하되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사뿐 아니라 은행‧공공 부문에서도 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이날 금융감독원은 은행권의 올해 새희망홀씨 대출 공급 목표액을 지난해보다 4000억원 늘린 4조원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새희망홀씨 대출은 ▶연 소득 4500만원 이하이면서 개인 신용 평점 하위 20% ▶연 소득 3500만원 이하(신용도 무관)인 사람에 연 최고 10.5% 금리로 최대 3500만원까지 빌려주는 상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서민에게 폭넓은 자금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새희망홀씨 상품을 출시하고 금리를 인하하는 등의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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