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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항모 '산둥함' 이륙 전투기, 대만 동부 방공식별구 첫 침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 자국산 항공모함 산둥함에서 발진한 젠-15 전투기 4대가 9일 대만 동부 방공식별구역을 처음으로 진입했다. 산둥함은 미국 핵추진 항모 니미츠함과 200㎞ 거리를 두고 대치했다. 사진=베트남 군사전문기자 돤당 트위터

중국 자국산 항공모함 산둥함에서 발진한 젠-15 전투기 4대가 9일 대만 동부 방공식별구역을 처음으로 진입했다. 산둥함은 미국 핵추진 항모 니미츠함과 200㎞ 거리를 두고 대치했다. 사진=베트남 군사전문기자 돤당 트위터

상대적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대만 동부 해안이 중국군 항공모함에서 발진한 전투기에 처음으로 노출됐다. 대만 국방부는 10일 전날 35대의 중국군 군용기가 방공식별구(ADIZ)에 진입했다고 발표하면서 이들 중 4대가 처음으로 남동부 공중으로 진입한 사실을 공개했다. 지난 5일 대만과 필리핀 사이의 바시 해협을 통과해 서태평양에 진출해 있던 중국 자체 생산 항공모함 산둥함(山東艦)에서 발진한 젠(殲)-15 전투기다.

이들은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미국 경유지 회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중국이 벌인 대만 포위 군사훈련에 따라 전개됐다. 8일 시작된 훈련은 10일 종료됐다.

훈련을 주도한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의 스이 대변인은 10일 "사흘간 동부전구는 대만을 둘러싸는 형태의 전투 대비 순찰과 '날카로운 검' 연합훈련에서 각 항목의 임무를 원만히 완성하고 실전 조건 하에서 부대의 여러 군종이 일체화한 연합작전 능력을 전면 점검했다"고 밝혔다.

동부전구는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계정에 항모 산둥함이 처음으로 대만섬 주위에서 전투대비 및 경계순찰, ‘날카로운 칼날(利劍)’ 합동 훈련에 참가했다며 15초 분량의 함재기 이륙 영상과 함께 공개했다. 동부전구는 “연합 공중 봉쇄, 신호 타격을 모의 실시했다”며 “합동 작전 시스템의 지원 아래 합동 정찰, 합동 지휘, 합동 행동, 합동 보장을 전면 점검했다”고 중점 훈련 내용을 공개했다.
10일 일본 방위성의 통합막료감부(합동참모부)도 전날 오후 8시경 산둥함 항모 편대를 일본 미야코지마(宮古島) 남부 230㎞ 해상에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또 산둥함 항모 편대가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함재전투기 약 80회, 헬기 40회 등 약 120회에 이르는 이착함 훈련을 벌였다고 전했다.

이날 장츠(張弛) 중국 군사문제전문가는 “산둥함이 훈련한 대만 동쪽은 바로 목구멍과 같은 요충지”라며 “외부 간섭 세력을 저지하고, ‘대만독립’ 분열 세력을 봉쇄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관영 환구시보에 말했다.

대만은 그동안 섬 중앙을 가르는 산맥 동쪽을 중국군의 미사일 공습을 피할 수 있는 안전지대로 여겨왔다. 다수 기지와 방어 시설을 설치해 주력 전투기를 분산 배치해 왔다. 하지만 이번 중국군 항모 편대가 동부 해역에 출현하면서 이러한 안전구역이라는 의미를 잃게 됐다고 홍콩 명보가 10일 지적했다.

훈련 마지막 날 중국군은 항모 편대 외에 공중 폭격과 심리전을 과시했다. 동부전구는 이날 오전 위챗 계정을 통해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훙(轟)-6 폭격기가 전날 오전 이륙하는 장면과 지휘센터와 통신하며 미사일 발사 버튼을 누르는 장면 등 36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이어 정오에는 훈련 첫날인 8일 육·해·공·로켓군 훈련 장면을 편집한 영상을 “칼날을 갈고 칼날을 빛내 호랑이를 쫓아내고 여우를 때리겠다(礪劍亮劍驅虎打狐)”는 제목으로 공개했다.

대만 국방부가 10일 공개한 타이베이 도심의 방공포 부대. 사진=대만국방부 트위터

대만 국방부가 10일 공개한 타이베이 도심의 방공포 부대. 사진=대만국방부 트위터

가시거리 9㎞ 두고 중국·대만 군함 대치

중국과 대만 군함의 아슬아슬한 대치도 발생했다. ‘날카로운 칼날’ 훈련 둘째날인 9일 대만 동부 해역에서 중국 군함 쉬저우함(徐州艦)과 대만 해군 소속 이양함(宜陽艦)이 가시거리인 5해리(9.26㎞) 사이에서 대치했다. 대치 장면은 중국이 공개한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대만 패트리엇 부대 훈련 모습. 사진=대만국방부 트위터

대만 패트리엇 부대 훈련 모습. 사진=대만국방부 트위터

대만은 중국군의 공세에 경비를 강화했다. 대만 국방부는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 시스템, 무인 정찰 드론과 중국군 함정 정찰 영상 등 훈련 경계 영상을 공개하며 적극 대응했다. 타이베이 101빌딩을 배경으로 하는 방공포 훈련 사진도 공개해 대만 민심 안정에 주력했다.

미국도 적극 대응했다. 인도·태평양을 관할하는 미 제7함대는 10일 알레이버크급 밀리우스(DDG 69) 구축함이 남중국해 난사(南沙)군도에서 항행의 자유작전을 수행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작전 구역은 중국이 활주로를 건설한 인공섬 미스치프 환초(중국명 메이지자오·美濟礁)의 12해리 안쪽에 해당한다. 미국은 국제 해양법 협약에 따르면 밀물 때 수면 아래로 잠기는 미스치프 환초는 중국 측 주장과 달리 영해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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