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80대 노인 걸음이었다…타이거 우즈와 ‘3의 저주’

  • 카드 발행 일시2023.04.11

딱 10년 전인 2013년 마스터스. 타이거 우즈는 마스터스에서 골프사에 남는 오점을 남겼다. 우즈는 3라운드 후반 공동선두였다. 그가 메이저에서 선두에 나서면 우승하는 시절이었으니 대충 결과는 정해진 것 같았다. 그러나 이상한 일이 생겼다.

파5인 15번 홀에서 우즈가 친 세 번째 샷은 너무나 정확했다. 볼은 깃대를 맞고 왼쪽으로 튀어 연못에 빠져 버렸다. 우즈는 드롭한 후 다섯 번째 샷을 핀 옆에 붙여 보기로 마무리했다.

그 와중에 그는 볼을 물에 빠뜨린 것보다 더 큰 실수를 했다. 공이 물에 빠졌을 때 드롭 옵션은 크게 두 가지다. 친 곳에서 가능한 가까운 곳, 또 하나는 공이 물에 빠진 곳과 홀의 연결 선상 후방이다. 우즈는 원래 공을 친 자리에서 몇 발자국 물러나 샷을 했다.

공이 빠진 곳은 깃대 옆쪽 연못이었으니 뒤로 물러나려면 그 방향으로 갔어야 했는데 두 옵션을 혼동해 친 자리 후방으로 가서 드롭한 것이다.

우즈는 벌타가 포함되지 않은 스코어에 사인했다. 당시 규칙으로 명백한 실격이었다.

그러나 마스터스는 우즈를 실격시키지 않고 2벌타만 매겼다. “우즈가 경기를 마치기 이전에 위원회가 벌타가 아니라고 판단했으므로 특별한 상황이고 실격을 면한다”는 명분이었다.

골프계에선 우즈에게 “불명예스럽게 경기하느니 자진 기권하라”는 충고가 많았는데 우즈는 그냥 경기를 강행했고 우승도 못 했다. 이 사건은 오거스타 내셔널이 골프황제의 실격을 무마하고 우즈는 이를 받아들인, 이른바 ‘드롭게이트’다. 섹스 스캔들이 골프코스 밖에서 우즈의 가장 큰 수모라면 드롭게이트는 코스 안에서 나온 우즈의 가장 큰 불명예다.

자존심에도 큰 상처를 입었다. 당시 우승자 애덤 스콧을 도운 캐디는 우즈와 함께 일하다 갈라선 스티브 윌리엄스였다. 만약 우즈가 윌리엄스와 함께 일했다면 어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