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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서도 공급…황하나에 마약 판 '마약왕 전세계' 박왕열 정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남경찰청이 압수한 마약류. 이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사진 경남경찰청]

경남경찰청이 압수한 마약류. 이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사진 경남경찰청]

‘마약왕 전세계’…감옥서도 마약 판 혐의

경찰이 필리핀 감옥에서 복역 중인 ‘텔레그램 마약왕’ 박왕열(45)관련 또 다른 마약범죄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박왕열은 ‘필리핀 사탕수수밭 한국인 3명 살인사건’으로 장기 60년형을 선고받고 필리핀에서 수감 중이다.

9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남경찰청은 박왕열이 필리핀 감옥에서 마약류를 한국에 유입시킨 혐의를 포착해 수사 중이다. 감옥에서도 꾸준히 마약범죄 활동을 계속해온 것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증거물을 확보해 해당 혐의로 수사 중”이라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박왕열은 텔레그램 아이디 ‘마약왕 전세계’로 활동한 ‘마약왕’과 동일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텔레그램 아이디 ‘바티칸 킹덤’인 A씨(20대)에게 마약류를 공급했다. A씨는 국내 마약류 유통ㆍ판매 총책이라고 한다.

‘바티칸 킹덤’에게 마약 공급

A씨는 2020년 4월부터 12월까지 필리핀에서 텔레그램 아이디 ‘마약왕 전세계’를 쓰는 총책으로부터 국제택배 등으로 수억원대 마약을 공급받아 국내에 유통·판매한 혐의로 2021년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당시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씨 등 유명인에게 마약을 공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왕열은 현재 필리핀 감옥에서 복역 중이다. 2016년 10월 필리핀 한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3명에게 총을 쏴 살해한 혐의(다량 살인)를 받고 있다. 범행 직후 박왕열은 필리핀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이후 두 번이나 탈옥을 시도, 모두 성공했다. 두 번째 탈옥한 2019년 10월 이후 그는 자취를 감췄다. 이 시기 텔레그램에서 ‘마약왕 전세계’로 활동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박왕열은 2020년 10월 필리핀 경찰에 다시 붙잡혔다. 지난해 5월 필리핀 대법원은 ‘다량 살인’ 혐의로 박왕열에 대해 장기 60년(단기 57년 4개월) 징역형을 확정했다.

필리핀 범죄인 인도, 탄력 전망 

그간 법무부는 필리핀 정부 측에 박왕열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추진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박왕열 관련 추가 혐의가 포착되면서 범죄인 인도에 탄력을 붙을 전망이다. 박왕열은 한국 검ㆍ경에게 여러 가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수배 중인 상태다. 법무부 관계자는 “다각도로 박왕열을 인도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고 전했다.

수년째 마약범죄 수사를 맡아온 한 경찰 관계자는 “마약류 범죄를 저지르고 한국 수사망을 피해 필리핀 등으로 도주한 범죄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박왕열을 데려오기 위해선 외교적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사범은 총 1만8395명이다. 전년도 1만6153명보다 13.9% 늘었다. 이 중 마약류 유통 사범은 4890명으로 전년 4045명보다 20.9% 증가했으며, 밀수 사범은 전년 807명보다 72.5% 늘어난 1392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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