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여직원 “미국 보내달라”…삼성 사장의 다섯글자 회신

  • 카드 발행 일시2023.04.10

1990년 삼성은 세계 각국에 1년간 머물면서 현지인의 생활 관습과 문화, 철학 등을 연구하는 현지 전문가 양성을 시작한다. 지금은 ‘지역전문가’ 제도로 불리지만 당시엔 명칭이 ‘독신파견제’였다. 주로 미혼의 남성 직원이 가거나 결혼을 했더라도 가족을 두고 혼자 떠났기 때문이다. 지역전문가 과정을 마친 이들은 해당 지역의 주재원으로 파견되기도 했는데, 과거에는 여성이 배제되는 일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삼성에서 여성으로 일한다는 것은 ②

“여성이 나돌면 집안이 돌아가겠나.”

“‘여성이 나가면 집안이 제대로 돌아가겠나’ 이런 인식이 있었어요. 심지어 외국에서 열리는 기술 콘퍼런스나 심포지엄 참석도 어려웠습니다.”

1985년 고졸 연구 보조원으로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에 입사, 2014년 고졸 출신 최초로 여성 임원(상무)으로 승진한 양향자 무소속 국회의원의 말이다. 양 의원은 1995년 미국 반도체 콘퍼런스에 참석하고 싶어 “이런 프로그램을 듣고 와서 프로젝트에 도움이 되도록 전 사원에게 공유하고, 기술 이전에 힘쓰겠다”는 내용을 담은 한 장짜리 보고서를 사장에게 e메일로 보냈다.